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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지 TV 업체들의 기세가 무섭다. 오래 전부터 사업을 펼쳐왔던 TCL, 하이센스, 스카이워스, 창홍, 콩카, 하이얼 등에 이어 LETV, 샤오미, 레노버까지 가세했다. 인터넷 포털업체인 LETV는 지난해부터 저가 액정표시장치 TV를 출시해오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는 샤오미는 TV로 세를 확장하고 있다. PC 시장 업계 1위로 올라선 레노버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위 표를 보면 알 수 있듯 49~50인치 울트라HD 해상도의 LCD TV 가격은 60만원 안팎으로 매우 저렴하다.

패널 업계에선 대만 이노룩스가 저가 제품으로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는데, LG디스플레이도 여기 가세했다. LeTV와 샤오미를 통해 조만간 출시될 55인치 UHD LCD TV에는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이 탑재될 전망이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여러 공식 석상에서 "UHD 84인치는 LG가 가장 빨랐는데 저가 시장을 소홀히 한 것은 뼈아프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는 공략의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 TV 업체의 등장으로 중국 내 완성품 LCD TV 시장의 경쟁을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TCL과 하이센스 등 기존 중국 TV 업체들은 내수 시장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세계 무대를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 현지 업체들의 가격 공세를 어떻게 물리치고 영토를 확장할 것인가. 또 해외 시장으로 뻗어나오는 중국 업체들을 어떻게 저지할 것인가. 내년도 TV 시장은 이들의 경쟁으로 보다 성장할 수 있을 것인가. 소니, 파나소닉, 샤프 등 일본 TV 업체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얼마나 떨어질 것(점유율 하락은 확실시)인가.
2014/09/16 14:43 2014/09/16 14:43
국내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인 하이마트는 최근 TV 판매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안 팔려도 너무 안 팔린다”며 “이렇게 안 좋았던 적이 없었다”라고 하소연했다. 전자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한국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비중이 높은 선진 시장에서 TV 판매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TV가 안 팔리는 이유는 경기 불안 탓이 크겠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구매하느라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진 이유도 있을 것이다.

정부 지원 정책으로 근근이 이어오던 일부 지역의 ‘판매 특수’도 사라졌다. 디지털전환을 끝낸 일본 TV 시장은 최근 판매량이 3분의 1로 줄었다. 중국도 가전제품 보조금 정책이 중단되자 TV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전 세계 TV 시장 금액 규모가 전년 대비 4.8%나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작년에 이은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TV 완성품 업체에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공급하는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더 울상이다. TV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패널 공급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BOE와 CSOT는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공장을 짓고 또 짓고 있다. 삼성과 LG 국내 패널 업체들은 줄어드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조정하고 있지만 BOE, CSOT는 시황에 아랑곳 않고 공격적으로 패널을 뽑아내고 있다. 이 탓에 지난 6월 한 달간 40-42인치 TV용 패널 가격은 10달러나 빠졌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 업체들의 패널 공급량 확대로 인해 업계에 미치는 영향(가격하락)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수급 상황으로 보면 오를 여지가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중국 정부가 매기는 LCD 패널 관세도 국내 업체들의 수출을 감소시키는 부정적 요인이다.

LG디스플레이는 1일 파주 공장에서 8세대(2200×2500m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라인(M2) 장비 반입식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장에 걸린 플랜카드에는 ‘OLED로 세상을 바꿉시다’라는 구호가 적혀있었다. TV 패널 시장의 경쟁 구도를 하루빨리 LCD에서 OLED로 전환해 성장세를 지속하겠다는 의지가 묻어난 구호였다.

시황도 좋지 않은데 7000억원이나 들여 새 라인을 구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공장이 내년 하반기 본격 가동되면 LG디스플레이는 55인치 기준 연간 약 200만대(골든 수율 및 100% 가동률 달성시)의 OLED TV 패널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수율을 고려하면 숫자는 더 줄어들겠지만, 이 정도는 팔아줘야 수지타산이 맞는다는 얘기다. LG전자의 연간 TV 출하량 가운데 5% 가량을 LCD가 아닌 OLED로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당장 낮은 수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과제다. 기술면에서는 LCD보다 해상도가 높아야 소비자들이 얼마라도 돈을 더 내고 OLED TV를 구입할 것이다.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이 LCD 보다 저렴했음에도 불구 시장 경쟁에서 밀린 결정적 이유는 상대적으로 낮은(늦은) 해상도 때문이었다. 55인치 풀HD OLED TV보다 84인치 울트라HD TV가 잘 팔리는 걸 보면 소비자들이 하드웨어에서 찾는 가치는 명확하다. 한상범 사장은 이날 장비 반입식에서 “처음 가는 길이라 쉽지 않겠지만, 협력사들과 힘을 합쳐서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의 도전이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13/08/02 10:24 2013/08/02 10:24

형만한 아우 없다 하지만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최근 행보를 지켜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생각이다. 아우가 형보다 낫다. 오히려 형을 먹여 살리고 있다. LG전자의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는 부품 기업이다. 기업이 고객이며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을의 입장에 서 있다. 고객의 요구에 따라 제품 가격을 낮춰야 하고 공급량이 초과할 경우 주력 제품을 원가 이하로 팔아야 하는 태생적 한계도 갖고 있다.

완제품 기업과 공조해 기술력과 경쟁력을 높이는 것 또한 부품 기업이기도 하다. LG디스플레이 단독으로 그 유명한 레티나 디스플레이 같은 혁신 제품을 만들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LG전자가 해야 할 역할을 스마트폰 시장 최대 경쟁자라 할 수 있는 애플의 도움을 얻은 것이다. 권영수 대표가 애플 덕을 제대로 봤다고 했는데, LG전자 덕을 봤다고 말했어야 그룹 차원에서 시너지가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AMOLED로 마케팅에 열을 올릴 때 LG전자는 LCD로도 충분하다고 대응했다. LG디스플레이가 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AMOLED 대응이 늦은 것도 따지고 보면 LG전자의 탓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와서 애플의 도움으로 개발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LG전자가 채용하겠다고 나서면 진상도 그런 진상이 없을 것이다.

공급과잉으로 가뜩이나 수익성이 바닥을 치고 있는데 TV사업부문의 실적 개선을 위해 패널 구매 가격을 인하하겠다는 압력이나 가하고 있는 LG전자다. 긍정적 시너지 효과는 전무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와의 기술 논쟁을 논외로 접어둔다면 LG디스플레이가 새롭게 개발한 편광 방식 3D 패널은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 혁신을 이룬 제품이라 할 수 있다. 부품 기업이 자발적으로 이룬 혁신이 완제품 업체의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룹 차원의 시너지는 없다. 일본 도시바, 미국의 비지오, 중국의 하이얼과 같은 잠재적 경쟁 업체에도 똑같은 기술, 똑같은 제품이 적용된다. LG전자가 먼저 벌었어야 할 돈을 미국, 일본, 중국 TV 업체들이 같은 시기에 나누어 벌 것이란 얘기다. 형님이 책임을 다하지 않으니 자격도 권한도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애플과 레티나 디스플레이 사례와 비교하면 참으로 상반되는 구조다.

LG전자는 이런 와중에 셔터글래스 방식 3D TV의 단점을 논하며 편광 방식 3D 제품을 주력으로 밀고 있다. 그렇다고 셔터글래스 제품을 다루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다. 중심을 잡지 않으니 마케팅·광고 메시지도 일치시켜 내보내기가 어려울 것이다. 사람이 바뀌고 조직이 개편되어도 그대로인 LG전자다. 한편으로는 그룹 내 부품맨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권영수 대표의 입지가 작년 다르고 올해가 다르다는 느낌이다. 차기 대권을 생각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2010/12/29 17:01 2010/12/29 17:01
27일 LG전자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TV 시장을 재공략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3년 안에 LED LCD TV 시장에서 두 자릿수의 점유율(1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습니다.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지난 2008년 말 일본 TV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2년만의 재도전입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2008년 4분기 일본 TV 시장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은 0.2%에 불과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LG전자의 일본 시장 재공략 의지 및 목표는 매우 공격적인 것으로 해석됐고 관심을 얻었습니다.

일본은 까다로운 시장입니다. 올 상반기 일본 LED LCD TV 시장 점유율 순위는 샤프(54.5%), 파나소닉(22.1%), 도시바(10.8%), 소니(9.7%), 히타치(2.7%) 순입니다. 현지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 어려운 시장에서 3년 안에 소니를 제치고 3~4위권에 진입하겠다고 하니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LG전자 본사의 공식 보도 자료와는 달리 현장 발표는 다소 겸손(?)했습니다. 아스키(ASCII)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이날 이규홍 LG전자 일본법인장 부사장은 현장에서 “5년 안에 일본 시장 점유율 5%를 확보하겠다”고 목표를 밝혔습니다.

3년 안에 10% 이상 점유율 확보(본사 발표)와 5년 안에 5% 점유율 확보(현지 발표)의 차이는 적지 않습니다. 일본 시장을 재공략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로 출사표를 던졌는데 시작부터 사인이 맞지 않았던 것입니다. 국내 본사와 현지 법인간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LG 전자 관계자는 “판매 목표는 3년 내 두 자릿수 달성이 맞고 현지 법인과 본사에서 모두 확인이 된 내용”이라며 “다면 겸손을 미덕으로 여기는 일본이기에 현지 기자들 앞에서는 판매 목표를 다소 보수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법인장이 말한 5년내 5%의 점유율 확보가 LED LCD TV만을 얘기한 것인지 전체 TV 시장을 염두에 두고 말한 것인지는 지금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LG전자가 이번에 출시하는 10개 제품 모두 LED LCD TV 제품이기 때문에 전체 TV 시장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입니다.

한편 왜 하필 지금 그 어려운 일본 시장을 다시 공략하는 가에 대한 물음에는 일본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프리미엄 TV 시장이어서 전략적 요충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LG전자는 앞서 경험한 실패를 토대로 일본 시장을 제대로 분석했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사업을 펼쳐 소니 등 일본 업체의 안방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길 기대합니다.
2010/09/28 11:00 2010/09/28 11:00

인텔의 힘

한줄생각 2010/05/25 16:54
갑을 관계에 있어 인텔은 명목상으로는 을이나 실제로는 갑의 위치에 있다. 어디에 제품을 공급했고 언제 어디서 어떤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칩 발표회 때 자랑스럽게 확정적으로 얘기하는 부품 업체는 인텔 외에는 전무하다. 인텔은 힘이 센 업체다. 업계를 쥐락펴락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러나 다른 영역에선 얘기가 다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TV 시장에서, 산업용 임베디드 시장에서 인텔은 어찌됐건 신생업체에 불과하다. 그러니 대응 방법과 자세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인텔은 이미 저자세 모드에 돌입할 수 있단 걸 보여줬다. 오텔리니 CEO가 타 업체 행사에 원 오브 댐(One of them)으로 참여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PC 시장에서 막강한 힘을 가진 인텔이 스마트폰과 TV 시장에 대응하는 자세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 될 것 같다.
2010/05/25 16:54 2010/05/25 16:54

영악한 구글

한줄생각 2010/05/23 12:39
구글이 애플보다 한 발 앞서 TV 플랫폼을 장악하기 위해 움직였다.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이들을 끌어들였다. 인텔과 소니가 주인공이다.

인텔은 PC를 넘어 TV 속에 그들의 프로세서를 넣겠다는 의지를 꾸준하게 보여왔으나 그간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전 세계 3위 TV 제조업체로 추락한 소니도 구글과 손을 잡았다. 인텔 칩을 장착하고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 TV를 올 가을께 내놓고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뛰어넘겠다는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구글은 영리하게도 테스트 성격이 강한 이 스마트 TV를 밀어내기 위한 방편으로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도 끌어들였다.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어도 유통업체가 끼어든 만큼 실제 판매도 어느 정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인텔과 소니 등 수십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자존심 강한 글로벌 기업의 CEO가 구글의 내부 행사에 참여해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모습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구글이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 점에서 구글은 매우 영리하다. 통제된 '개방성'을 들이밀며 'Don't be evil' 이라고 외쳐대는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영악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인텔과 소니, 어도비는 대안이 없다. 구글은 대안이 있다. 구글이 시장 2~3위 업체들과 굳이 손을 잡은 이유를 당사자들은 알까. 알겠지. 어쩐지 함께 자리한 어도비 CEO의 모습은 측은해보이기까지 했다. 한편으론 자체 TV 플랫폼 전략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
2010/05/23 12:39 2010/05/23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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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자업체하면 소니가 떠오릅니다. 지금은 애플이 전 세계 IT업계의 이슈를 몰고 다니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소니 브랜드는 전자제품 마니아의 ‘로망’으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습니다. 과거 전자제품 마니아였다면 소니의 워크맨과 초슬림형 브라운관 TV, 플레이스테이션 콘솔 게임기 중 하나는 가지고 있었지요. 삼성전자의 마이마이를 들고다녔던 초등학생 시절, 왜 그렇게 워크맨이 좋아보이던지.

언제부터인가 소니의 실패, 혹은 위기라는 평가가 심심찮게 보입니다. 적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겠죠. 잘 나가던 워크맨은 MP3에 밀렸고 TV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게임기는 닌텐도에 뒤쳐지는 신세가 됐습니다. 상황은 이렇지만 소니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라면 이런 평가들이 달가울 리는 없습니다. 더구나 소니는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 개선을 이루고 있으며 예상보다 적자폭을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평가도 제대로 내려줘야 되겠지요. 소니와 소니코리아의 실적 개선을 기원합니다.

9일 LG경제연구원이 ‘소니 사례에서 배우는 계획의 오류’라는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남들보다 앞서는 혜안으로 치밀한 계획을 세웠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돌아가는 시장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소니의 실수가 결국은 실패로 이어졌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 기업이 배워야할 교훈을 말하고 있습니다. 미래(그러한 미래가 올 수 있을 지는 모르지만)에 전 세계 전자업체를 재패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LG전자를 위한 보고서인 듯 합니다.

사실 소니의 혜안은 지금 생각하면 대단한 것입니다. 95년 취임한 이데이 노부유키 소니 당시 CEO는 다가오는 미래에는 디지털의 시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는 하드웨어는 차별화 요소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즐거움을 주는 콘텐츠와 소니 제품을 엮어주는 네트워킹 기술이 실적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하드웨어는 모든 제품의 기반이 되는 기술로 여전히 경쟁 포인트가 될 것으로 봅니다만 소니의 경우 전형적인 완제품 제조업체이기 때문에 이 같은 전략을 추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업체로 비교하면 삼성전자보단 LG전자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데이 노부유키는 이러한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 95년 인터넷 접속회사인 소네트를 설립했고 디지털 위성 방송 사업에도 진출합니다. CBS레코드와 콜럼비아 영화사도 인수하죠. 소니의 TV, 오디오, 휴대용 미디어기기, 게임기 등에서 돌아가는 디지털 콘텐츠를 연결하기 위해 97년 바이오라는 브랜드로 PC 사업에도 뛰어듭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같은 소니의 전략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LG경제연구원은 소니가 너무 앞서갔고 구체적이었으며 자신만만했다는 점을 성공하지 못한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TV 부문에선 LCD, PDP가 아닌 OLED에 앞서 투자했다가 사업을 접었고, 예측이 불가능한 미래에 무시하고 미디어, 게임, 정보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너무도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큰 실패의 이유로 자만심을 꼽았습니다. LG경제연구원은 “미드웨이 해전에서 우월한 전력과 우수한 군사를 보유한 일본군이 미군을 얕보는 실수를 범한 것처럼, 소니 역시 겸손하지 못하고 자만에 빠진 것이 큰 실수였다”고 말했습니다.

대표 사례로는 2004년 아이팟에 대응하는 디지털 음악 플레이어를 출시했을 때 MP3가 아닌 독자 디지털 오디오 포맷인 ATRAC를 적극적으로 밀었다가 실패했고, 바이오가 아닌 다른 컴퓨터를 가지고 있는 소비자는 바이오하고만 연결되는 소니의 멀티미디어 기기를 써야 하는 불편한 방식을 꼽았습니다. 소니 왕국에 소비자를 붙잡아두고자 했던 전략이 불편함으로 다가온 것이죠.

보고서는 도요타 제품 불량 사태에서 미국 사회가 보여준 것처럼, 시기의 대상이 된 기업은 약점을 보이면 더 크게 다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니가 사업에서 오만함을 보이자 소비자들은 물론이고 경쟁기업들마저 점차적으로 소니의 반대세력이 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지금 잘 나가는 애플이지만 소니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 애플 제품의 가두리 방식도 충분한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다만 이 보고서가 LG전자를 위한 것이었다면 겸손의 미덕, 계획의 오류를 범하지 말라는 충고와 함께 시장을 선도하는 성공 기업의 전략도 함께 소개해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스마트폰 시장의 틈새를 파고든 맥스폰의 판매 호조에서 볼 수 있듯 LG전자의 시장 파악 능력과 대응력, 2인자·3인자로써의 위상은 이제 충분합니다. 삼성전자가 LED TV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맛보았듯 LG전자가 어떤 분야에서건 1위를 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뒤집을 수 있는 한 발 앞선 혁신 제품, 서비스의 개발이 요원합니다.

2010/05/09 18:36 2010/05/0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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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로 인터넷에 접속하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은 시대입니다. 요즘 출시되는 고급형 TV는 인터넷 접속 기능을 대부분 갖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PC와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플랫폼 경쟁이 TV로 번질 것이라는 예측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왔습니다. 구글이, 애플이 TV 사업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물론 있었습니다.

지난 주 뉴욕타임스에서 꽤나 재미있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인터넷 검색 업체 구글이 인텔과 소니와 협력해 이른바 구글TV를 만들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미확인 뉴스지만 신빙성이 있습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은 구글이 미국 2위 케이블 방송 사업자인 디쉬 네트워크와 함께 TV 프로그램 검색 서비스를 공동으로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TV 속에 심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용자에게 TV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업체의 광고를 대행해고 수수료를 챙길 겁니다.

TV 플랫폼 시장은 현재 무주공산(無主空山)입니다. 강자가 없습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구글 플랫폼이 탑재된 TV 하드웨어가 많이 보급된다면, 구글은 PC가 있는 작업실에 이어 거실, 혹은 안방에서도 검색 헤게모니를 쥘 수 있을 겁니다.

향후 결정적 패권은 구글이 쥘 것이라는 예측은 인텔과 소니도 충분히 하고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인텔과 소니는 물불을 가릴 처지가 아닙니다. 아직 TV 시장에 진출조차 하지 못한 인텔과, 시장점유율 1위에서 3위의 나락으로 떨어진 소니는 구글 아니라 구글 할아버지라도 잡아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인텔은 PC용 프로세서 시장에선 8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시장은 인텔 것입니다. 이머징 시장에서 PC 수요가 늘고 있긴 하나 급속한 성장을 기대할 순 없습니다. 인텔이 무어스타운 등 PC가 아닌 디바이스에 관심을 두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만, 인텔은 2008년부터 PC용 x86 아키텍처에 기반한 TV용 시스템온칩(SoC) 미디어 프로세서 CE 시리즈를 발표해오곤 있으나 이렇다 할 출시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입니다. 대부분 ARM 기반 프로세서를 활용하기 때문이죠. 인텔은 구글과 소니를 등에 업고 TV 시장으로의 진입을 노리고 있을 겁니다.

소니는 TV를 비롯해 플레이스테이션, PSP, 바이오 노트북 등에 크로스 미디어 바(XMB)라는 독자 UI를 가진 플랫폼을 제공해오고 있었습니다. 예컨대 소니 제품은 동일한 조작 방식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에게 편리함을 주는 한편 ‘가두리 효과’를 보려고 했을 겁니다.

이처럼 독자 표준을 유난히도 고집해왔던 소니가 구글의 플랫폼을 탑재한다는 것은 적잖은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한 때 TV 시장 1위였던 소니는 삼성전자에 1위 자리를 내준 이후 지난해에는 LG전자에도 뒤쳐져 전 세계 시장에서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급하겠죠. 소니는 3D 전략과 함께 구글 및 인텔과의 협력으로 세계 TV 시장 2위, 1위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을 겁니다.

삼성전자의 대응이 주목됩니다. 삼성전자는 TV용 인터넷 표준에 기반한 브라우저인 ‘마플 5.1’을 기반으로 한 인터넷TV를 통해 앱스토어를 활성화한다는 전략을 세워둔 상태입니다. 그러나 자체 스마트폰 운영체제 ‘바다’와 직접적인 연관성(개발환경)과 구체적 시너지 전략이 오픈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 멀티스크린 전략을 전개해나갈 지가 관심꺼리입니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나올 TV는 바보상자가 아닌 정보상자가 될거라는 점입니다.

2010/03/22 12:03 2010/03/22 12:03

스마트폰을 비롯한 IT 상품의 경쟁력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가 됐습니다. 너도나도 앱스토어를 만들어 개발자를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넓게 보면 플랫폼 경쟁 시대입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플랫폼 헤게모니를 쥐는 쪽이 경쟁 우위를 지켜나가는 시대가 됐습니다.

삼성전자가 TV에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TV용 앱스토어를 운영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습니다. 오는 3월 9일에는 국내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합니다. 1억원 상당의 상금을 걸고 공모전도 연다고 합니다.

TV는 휴대폰, 반도체, LCD와 더불어 삼성전자 이익의 4분의 1 이상을 책임지는 주요 사업입니다. 휴대폰(스마트폰) 부문은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이 늦어 고전하고 있지만 TV만큼은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이유는 있을 것입니다. 언제 애플이 TV 시장으로 진입할 지 모를 일이기 때문입니다. 애플 아이팟과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홍하이는 최근 소니의 LCD TV 생산라인을 매입했죠.

애플은 LCD 패널 제조업체와의 관계가 있어 부품 수급에도 큰 문제가 없고 홍하이와 같이 전자제품 제조 서비스를 제공하는 EMS(Electronic Manufacturing System) 기업의 LCD TV 생산 역량도 높아지고 있어 생산에 대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아이튠스라는 디지털 콘텐츠 유통망을 가진 애플이 TV 사업에 뛰어든다면 기존 TV 시장의 강자에게 위협이 될 수 밖에 없을겁니다. 그러니까 이러한 잠재 위협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물론, 삼성이 TV용 앱스토어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애플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동일한 콘텐츠를 PC, 모바일, TV로 보여주는 3스크린 전략, 삼성전자의 경우 당장 PC는 안되더라도 ‘바다’ 운영체제가 설치되는 스마트폰과 TV를 하나로 묶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LED 백라이트 TV를 비롯해 3D 등 TV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경쟁력은 최고 수준입니다. 따라서 TV 앱스토어 운영은 제조라는 핵심경쟁력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여러 사업 부문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프린터 사업 부문에서 이뤄지고 있는 클라우드 전략이 바로 그것입니다.

스마트폰과 달리 TV용 앱스토어는 일부 긍정적인 면이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1위의 지위를 가진 TV 제조업체입니다. 한 해 삼성전자가 밀어내는 TV는 전체 시장의 20% 내외 규모입니다. 삼성전자의 올해 평판 TV 판매 목표는 4900만대라고 합니다. 4900만명이 애플리케이션을 잠재 고객이 된다면 개발자 입장에서도 구미가 당기는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TV 앱스토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발자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당장 언제 어떤 TV 제품에 앱스토어가 적용될 지, 올해 얼마만큼을 판매할 것인지 등을 조목조목 개발자에게 알려야 할 것입니다. 삼성전자 TV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을 때 얼마를 벌 수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려야 개발자들이 참여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2010/02/28 15:00 2010/02/28 15:00

아바타 덕분에 3D에 대한 관심이 대단합니다. 최근 폐막된 가전전시회 CES2010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샤프 등이 3D TV를 선보이면서 3D가 곧 극장에서 안방으로 넘어올 것을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3D TV의 시장 규모는 120만대 이상이 될 것이라고합니다. 지난해에는 20만대 수준이었답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를 기점으로 3D TV 시장이 꾸준하게 성장해 2018년도에 이르러서는 6400만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LCD TV 시장 규모는 약 1억4900만대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전 세계 가정 내 LCD TV 보급률은 20% 이하 수준이라고 합니다. CRT TV가 막 보급되기 시작했던 60~70년대 수준이라고 하는군요. 곰곰이 따져보면 3D TV가 대중화 되려면 멀긴 멀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쨌든 현 시점에서 많이 팔릴 만한 물건은 아니나 3D 영상물을 만들 수 있는 전자제품에 대해서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공개된 건 몇 종류 안 됩니다. 현재 판매되는 제품은 작년에 후지필름이 내놓은 파인픽스 리얼3D W1 정도입니다. 지난 CES2010에서 파나소닉이 3D 캠코더를 선보이긴 했으나 아직은 어디까지나 ‘공개’ 수준입니다.

소니도 방송용 촬영 장비와 캠코더, 디카 등에 3D 기능을 탑재한다고 합니다. 삼성전자도 3D 카메라를 탑재한 카메라폰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군요. CES2010에 프로토타입이 공개됐다고 하는 데 정확한 스펙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후지 파인픽스 W1

파나소닉 3D 카메라

소니 3D 카메라


소비자용 제품인 디카와 카메라폰은 당장 판매에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상징적인 의미가 있겠지요. 방송가에서 쓰는 3D 장비는 일반 소비자와는 큰 연관이 없지만 3D 붐이 일어날 것이란 게 확실하고 사전 준비가 필수인 점을 고려하면 소니와 파나소닉의 매출에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 3D의 원리는 사람의 시각시스템과 연관이 있습니다. 사람은 양쪽 눈이 약 65mm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양안시차가 존재합니다. 바로 이것을 이용하는 것이죠.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이 서로 다른 상을 보게 되고, 이것이 뇌로 전달되면 입체감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3D 영상을 촬영하는 원리도 이와 연계됩니다. 후지필름 파인픽스 리얼3D W1의 경우 좌우 두 개의 렌즈와 각 렌즈에 대응하는 두 개의 센서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사진(동영상)을 찍으면 두 장의 사진이 촬영되고 내부 처리 엔진에서 촬영된 두 장의 사진을 약간 겹치도록 합성해 3D 이미지로 만드는 것이죠. 동영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촬영된 3D 결과물은 W1의 액정으로는 그냥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파일을 다른 곳으로 옮길 때는 3D 기술이 적용된 LCD 제품이 있어야 합니다. 인화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것도 역시 전용 인화지와 장비를 활용해야 합니다. 사실 지난해 8월에 이 제품이 발표됐을 때는 다들 “뜬금없이 왠 3D?”라고 했었답니다. 이 제품의 가격은 70만원대입니다. 현 시점에서 많이 팔릴 만한 제품은 아닙니다. 2018년 정도가 되면 후지필름의 축적된 노하우가 빛을 발하겠죠.

파나소닉이 CES2010에서 발표한 3D 캡코더 역시 기본적으로는 후지필름 제품과 동일한 원리입니다. 렌즈를 교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로군요. 이건 일반 소비자가 사용할 만한 제품은 아닙니다. VJ용이라고 하면 맞겠군요. 가격은 2만1000달러 정도가 예상됩니다. 우리돈 2400만원이군요. 방송 촬영 장비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이 정도 가격이 비싼 것은 아니랍니다. 전문 방송용 카메라는 억대를 넘어간다고 합니다. ‘하이 아마추어용’ 정도라고 정의하더군요.

3D에 그야말로 ‘올인’한다는 전략을 수립한 소니는 3D 방송용 카메라를 공개했습니다. 역시 소니입니다. 뭔가 다릅니다. 남들처럼 렌즈 두 개를 달지 않았습니다. 렌즈로 통해 들어온 영상을 내부 거울을 통해 좌우로 분리하는 방식을 썼군요. 센서를 두 개 달고 있고 이를 합쳐 하나로 만드는 나머지 과정은 같습니다. 렌즈가 하나이기 때문에 줌과 초점잡기가 용이하답니다. 소니는 향후 캠코더와 카메라 등에도 3D를 적용시킨다고 합니다.

어떻습니까. 3D 디스플레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미래가 온다면 이러한 3D 캠코더와 3D 디지털카메라도 상당한 수준으로 쏟아질 것입니다. 그때 되면 ‘UCC도 3D 시대’ 뭐 이런 기사도 나오지 않을까요.

2010/01/22 09:16 2010/01/22 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