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생산기술원의 한 관계자는 올 상반기 나와 만나 BJ쿠가 CEO로 와서 살맛이 난다고 했다. 전임 CEO는 마케팅만 챙기고 생산 및 제조는 등한시했었는데 BJ쿠는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다.

얼마 전 LG전자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유상증자로 끌어모은 자금을 어떻게 쓸 것인지 세부내역을 공개한 걸 보고선 불현듯 그의 발언이 떠올랐다. 대부분의 언론 보도는 휴대폰 사업 경쟁력 강화에 유상증자로 마련한 자금의 절반 이상을 쏟아붓는다는 내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나는 LG전자가 생산기술원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한다는 발표에 관심이 갔다.

제조업에 강점을 가진 LG전자고 삼성전자다. 본업을 버리면 제조업체는 더 이상 제조업체가 아니게 된다. 제조업 하던 업체가 제조업을 버리고 소프트웨어와 마케팅으로 이를 본업으로 삼는 기업과 싸워 이길 것이란 생각은 허황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BJ쿠는 LG전자를 올바른 방향으로 일관된 정책으로 이끌고 있다 평가할 수 있겠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선 그 이상이 필요하다. 항공모함은 돛단배처럼 쉽게 방향을 바꿀 수 없다 했는데, 어쩌면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이 바로 항공모함을 돛단배처럼 모는 일일 것이다. LG전자가 지금의 팬택 마냥 스마트폰을 냈다면 실적 개선은 더 빨라졌을 지도 모른다.

권희원 부사장은 고려대 강연에서 "시장이 형성된 이후 뒤따라 들어가 점유율을 높이는 것도 굉장히 효율적인 경영 전략"이라 했는데 지금 LG전자를 제대로 표현했다. 머뭇거리다 잃는 것이 너무 많다. 내 기술은 초라하고 남의 기술은 뭔가 있는 것처럼 보는 콤플렉스는 버릴 때가 됐다.

정말 독해졌는지 뒤돌아볼 시기도 됐다. 삼성전자의 인사 정책을 보면 진정한 독함이란 무엇인 지 알 수 있다. 삼성전자 출신 LG전자 직원들과 만나며 조직이 사람을 바꾼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조직을 변화시키는 것 또한 사람이다. 본업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면 변화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

2011/11/22 23:52 2011/11/22 23:52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최근 1년 사이 지옥과 천국을 오갔다. 지난해 상반기 삼성전자의 무선사업부는 패색이 짙었다. 기자들과 만나면 입 꾹 다물고 급히 자리를 피해야 했던 신 사장이다.

당시 시점에선 스마트폰 트렌드에 실기(失機)한 업체는 LG전자 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로 이를 극복했고,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거듭났다. 느긋했던 LG전자는 창사 이후 최대 위기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을 지켜보며 삼성의 타이트한 조직 문화와 구성원들의 독함을 느낀다. 입 꾹 다물고 급히 자리를 피해야 했던 무선사업부장이, 자신의 영역이 아닌 IFA, CES 현장까지 달려와 올해 목표를 설파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밥 거르고 잠 안자고 갤럭시 시리즈를 개발한 구성원들의 독함이 있었다. 삼성전자가 가진 원초적인 경쟁력은 이처럼 독한 DNA를 가진 구성원들이다. 오너의 독함이 조직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에 독한 DNA를 심겠다고 한다. 무르고 무른 조직 구성원을 타이트하게 조여 삼성의 독함을 닮겠다는 소리로 들린다. 국경과 영역이 허물어진 무한경쟁시대에는 아버지와 형이 중시한 ‘인화’라는 기업 문화가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듯 하다.

구 부회장의 말처럼 LG전자의 구성원이 독기를 가지고 일에 달려들게 하려면 신상필벌이 확실해야 한다. 올 연말 LG전자의 각 사업부 성과에 따른 인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선 그 자신도 아직 무르다는 판단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현재 LG전자의 MC사업본부와 상황이 같았더라면 글로벌 CES 프레스 컨퍼런스를 진행한 안승권 최고기술책임자 사장 마냥 신종균 사장이 라스베이거스 현장에 나타날 수 있었을 지는 생각해 볼 문제다.

남용 부회장이 펼쳤던 영어 공용화를 LG전자가 아닌, 삼성전자에 적용했더라면 어떤 결과가 나타났을 지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있다. 무르고 독함이 문제라면 애당초 남 부회장은 아스팔트가 아닌 비포장도로에서 LG웨이(WAY)를 주창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는 언제가 됐건 남 부회장의 재평가는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2011/01/09 17:42 2011/01/09 17:42

형만한 아우 없다 하지만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최근 행보를 지켜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생각이다. 아우가 형보다 낫다. 오히려 형을 먹여 살리고 있다. LG전자의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는 부품 기업이다. 기업이 고객이며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을의 입장에 서 있다. 고객의 요구에 따라 제품 가격을 낮춰야 하고 공급량이 초과할 경우 주력 제품을 원가 이하로 팔아야 하는 태생적 한계도 갖고 있다.

완제품 기업과 공조해 기술력과 경쟁력을 높이는 것 또한 부품 기업이기도 하다. LG디스플레이 단독으로 그 유명한 레티나 디스플레이 같은 혁신 제품을 만들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LG전자가 해야 할 역할을 스마트폰 시장 최대 경쟁자라 할 수 있는 애플의 도움을 얻은 것이다. 권영수 대표가 애플 덕을 제대로 봤다고 했는데, LG전자 덕을 봤다고 말했어야 그룹 차원에서 시너지가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AMOLED로 마케팅에 열을 올릴 때 LG전자는 LCD로도 충분하다고 대응했다. LG디스플레이가 소형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AMOLED 대응이 늦은 것도 따지고 보면 LG전자의 탓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와서 애플의 도움으로 개발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LG전자가 채용하겠다고 나서면 진상도 그런 진상이 없을 것이다.

공급과잉으로 가뜩이나 수익성이 바닥을 치고 있는데 TV사업부문의 실적 개선을 위해 패널 구매 가격을 인하하겠다는 압력이나 가하고 있는 LG전자다. 긍정적 시너지 효과는 전무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와의 기술 논쟁을 논외로 접어둔다면 LG디스플레이가 새롭게 개발한 편광 방식 3D 패널은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 혁신을 이룬 제품이라 할 수 있다. 부품 기업이 자발적으로 이룬 혁신이 완제품 업체의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룹 차원의 시너지는 없다. 일본 도시바, 미국의 비지오, 중국의 하이얼과 같은 잠재적 경쟁 업체에도 똑같은 기술, 똑같은 제품이 적용된다. LG전자가 먼저 벌었어야 할 돈을 미국, 일본, 중국 TV 업체들이 같은 시기에 나누어 벌 것이란 얘기다. 형님이 책임을 다하지 않으니 자격도 권한도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애플과 레티나 디스플레이 사례와 비교하면 참으로 상반되는 구조다.

LG전자는 이런 와중에 셔터글래스 방식 3D TV의 단점을 논하며 편광 방식 3D 제품을 주력으로 밀고 있다. 그렇다고 셔터글래스 제품을 다루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다. 중심을 잡지 않으니 마케팅·광고 메시지도 일치시켜 내보내기가 어려울 것이다. 사람이 바뀌고 조직이 개편되어도 그대로인 LG전자다. 한편으로는 그룹 내 부품맨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권영수 대표의 입지가 작년 다르고 올해가 다르다는 느낌이다. 차기 대권을 생각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2010/12/29 17:01 2010/12/29 17:01
27일 LG전자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TV 시장을 재공략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3년 안에 LED LCD TV 시장에서 두 자릿수의 점유율(1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습니다.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지난 2008년 말 일본 TV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2년만의 재도전입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2008년 4분기 일본 TV 시장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은 0.2%에 불과했습니다. 따라서 이번 LG전자의 일본 시장 재공략 의지 및 목표는 매우 공격적인 것으로 해석됐고 관심을 얻었습니다.

일본은 까다로운 시장입니다. 올 상반기 일본 LED LCD TV 시장 점유율 순위는 샤프(54.5%), 파나소닉(22.1%), 도시바(10.8%), 소니(9.7%), 히타치(2.7%) 순입니다. 현지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 어려운 시장에서 3년 안에 소니를 제치고 3~4위권에 진입하겠다고 하니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LG전자 본사의 공식 보도 자료와는 달리 현장 발표는 다소 겸손(?)했습니다. 아스키(ASCII)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이날 이규홍 LG전자 일본법인장 부사장은 현장에서 “5년 안에 일본 시장 점유율 5%를 확보하겠다”고 목표를 밝혔습니다.

3년 안에 10% 이상 점유율 확보(본사 발표)와 5년 안에 5% 점유율 확보(현지 발표)의 차이는 적지 않습니다. 일본 시장을 재공략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로 출사표를 던졌는데 시작부터 사인이 맞지 않았던 것입니다. 국내 본사와 현지 법인간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LG 전자 관계자는 “판매 목표는 3년 내 두 자릿수 달성이 맞고 현지 법인과 본사에서 모두 확인이 된 내용”이라며 “다면 겸손을 미덕으로 여기는 일본이기에 현지 기자들 앞에서는 판매 목표를 다소 보수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또 “법인장이 말한 5년내 5%의 점유율 확보가 LED LCD TV만을 얘기한 것인지 전체 TV 시장을 염두에 두고 말한 것인지는 지금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LG전자가 이번에 출시하는 10개 제품 모두 LED LCD TV 제품이기 때문에 전체 TV 시장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입니다.

한편 왜 하필 지금 그 어려운 일본 시장을 다시 공략하는 가에 대한 물음에는 일본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프리미엄 TV 시장이어서 전략적 요충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LG전자는 앞서 경험한 실패를 토대로 일본 시장을 제대로 분석했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사업을 펼쳐 소니 등 일본 업체의 안방에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길 기대합니다.
2010/09/28 11:00 2010/09/28 11:00

LG전자의 최근 위기설은 당장의 실적 부진보다 앞으로 보여줄 비전의 부재에서 오는 것이다. 밖으로는 포장하고 안으로는 졸라매는 마케팅 기업의 면모를 보이는 것이 지금의 경영 기조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어찌되었건 보여줄 땐 확실하게 보여줘야 하는 과감성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무언가 문제가 있을 때 외부 기관에서 줄기차게 컨설팅을 받는다는 사실은 내부 전략가들에게는 힘이 빠지는 일이고 결과적으로 대응을 늦추는 원인이 된다.

삼성전자가 3D TV와 스마트 TV로 TV 1위를 굳히면서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고, 갤럭시S로 1위에 맞설 유일한 대항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사실은 투자자를 비롯한 외부인들에게 나는 이정도 할 수 있소라고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외부 환경 요인은 삼성이나 LG 모두에게 해당된다. 삼성의 2분기 최대 영업이익 전망은 반도체와 LCD에 따른 것이고 세트 부문만 보자면 삼성도 절대 좋다고는 말할 수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반도체 LCD에 가려지고 제시한 비전에 덮어지고 있다.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 위기설을 부추기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비전을 착착 제시할 수 없는 경영 기조가 위기설을 양산한 것이다.

2010/07/01 14:37 2010/07/0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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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자업체하면 소니가 떠오릅니다. 지금은 애플이 전 세계 IT업계의 이슈를 몰고 다니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소니 브랜드는 전자제품 마니아의 ‘로망’으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습니다. 과거 전자제품 마니아였다면 소니의 워크맨과 초슬림형 브라운관 TV, 플레이스테이션 콘솔 게임기 중 하나는 가지고 있었지요. 삼성전자의 마이마이를 들고다녔던 초등학생 시절, 왜 그렇게 워크맨이 좋아보이던지.

언제부터인가 소니의 실패, 혹은 위기라는 평가가 심심찮게 보입니다. 적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겠죠. 잘 나가던 워크맨은 MP3에 밀렸고 TV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게임기는 닌텐도에 뒤쳐지는 신세가 됐습니다. 상황은 이렇지만 소니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라면 이런 평가들이 달가울 리는 없습니다. 더구나 소니는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 개선을 이루고 있으며 예상보다 적자폭을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평가도 제대로 내려줘야 되겠지요. 소니와 소니코리아의 실적 개선을 기원합니다.

9일 LG경제연구원이 ‘소니 사례에서 배우는 계획의 오류’라는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남들보다 앞서는 혜안으로 치밀한 계획을 세웠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돌아가는 시장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소니의 실수가 결국은 실패로 이어졌고 이를 통해 우리나라 기업이 배워야할 교훈을 말하고 있습니다. 미래(그러한 미래가 올 수 있을 지는 모르지만)에 전 세계 전자업체를 재패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LG전자를 위한 보고서인 듯 합니다.

사실 소니의 혜안은 지금 생각하면 대단한 것입니다. 95년 취임한 이데이 노부유키 소니 당시 CEO는 다가오는 미래에는 디지털의 시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는 하드웨어는 차별화 요소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즐거움을 주는 콘텐츠와 소니 제품을 엮어주는 네트워킹 기술이 실적에 시너지를 낼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하드웨어는 모든 제품의 기반이 되는 기술로 여전히 경쟁 포인트가 될 것으로 봅니다만 소니의 경우 전형적인 완제품 제조업체이기 때문에 이 같은 전략을 추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업체로 비교하면 삼성전자보단 LG전자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데이 노부유키는 이러한 전략을 수행하기 위해 95년 인터넷 접속회사인 소네트를 설립했고 디지털 위성 방송 사업에도 진출합니다. CBS레코드와 콜럼비아 영화사도 인수하죠. 소니의 TV, 오디오, 휴대용 미디어기기, 게임기 등에서 돌아가는 디지털 콘텐츠를 연결하기 위해 97년 바이오라는 브랜드로 PC 사업에도 뛰어듭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같은 소니의 전략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LG경제연구원은 소니가 너무 앞서갔고 구체적이었으며 자신만만했다는 점을 성공하지 못한 이유로 들고 있습니다. TV 부문에선 LCD, PDP가 아닌 OLED에 앞서 투자했다가 사업을 접었고, 예측이 불가능한 미래에 무시하고 미디어, 게임, 정보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너무도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큰 실패의 이유로 자만심을 꼽았습니다. LG경제연구원은 “미드웨이 해전에서 우월한 전력과 우수한 군사를 보유한 일본군이 미군을 얕보는 실수를 범한 것처럼, 소니 역시 겸손하지 못하고 자만에 빠진 것이 큰 실수였다”고 말했습니다.

대표 사례로는 2004년 아이팟에 대응하는 디지털 음악 플레이어를 출시했을 때 MP3가 아닌 독자 디지털 오디오 포맷인 ATRAC를 적극적으로 밀었다가 실패했고, 바이오가 아닌 다른 컴퓨터를 가지고 있는 소비자는 바이오하고만 연결되는 소니의 멀티미디어 기기를 써야 하는 불편한 방식을 꼽았습니다. 소니 왕국에 소비자를 붙잡아두고자 했던 전략이 불편함으로 다가온 것이죠.

보고서는 도요타 제품 불량 사태에서 미국 사회가 보여준 것처럼, 시기의 대상이 된 기업은 약점을 보이면 더 크게 다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니가 사업에서 오만함을 보이자 소비자들은 물론이고 경쟁기업들마저 점차적으로 소니의 반대세력이 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지금 잘 나가는 애플이지만 소니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금 애플 제품의 가두리 방식도 충분한 논란거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다만 이 보고서가 LG전자를 위한 것이었다면 겸손의 미덕, 계획의 오류를 범하지 말라는 충고와 함께 시장을 선도하는 성공 기업의 전략도 함께 소개해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스마트폰 시장의 틈새를 파고든 맥스폰의 판매 호조에서 볼 수 있듯 LG전자의 시장 파악 능력과 대응력, 2인자·3인자로써의 위상은 이제 충분합니다. 삼성전자가 LED TV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맛보았듯 LG전자가 어떤 분야에서건 1위를 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뒤집을 수 있는 한 발 앞선 혁신 제품, 서비스의 개발이 요원합니다.

2010/05/09 18:36 2010/05/0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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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3D TV를 놓고 한판 붙었습니다. 서로 내가 낫고, 너는 못났다며 다투고 있습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3D TV와 관련해선 LG전자가 먼저 딴죽을 걸었고 삼성전자가 발끈하는 모양새입니다.

어제는 각사 사업부 수장들이 정면으로 충돌했습니다. LG전자 LCD TV 사업을 맡고 있는 권희원 부사장은 3D 관련 포럼에 나와 2D→3D 실시간 변환 기술은 소비자들이 3D 콘텐츠를 저급한 수준으로 오인하게 만들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3D 콘텐츠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사장은 “실력 없는 이들이나 하는 말”이라며 “변환 기술은 꼭 필요하다”고 맞받았습니다. 삼성전자는 2D→3D 실시간 변환 기술이 3D 콘텐츠가 부족한 현재 실정을 고려하면 킬러 기능이 될 것이라는 점을 특히 강조한 바 있습니다.

윤 사장은 LG전자 제품의 LED 백라이트 방식을 짚고 넘어갔습니다. 풀LED(직하)라곤 하는데 작년 3360개에서 올해는 왜 1200개로 줄었냐는 것이죠. 그걸로 풀LED라고 할 수 있냐는 것입니다.

이쯤에서 궁금한 점이 생깁니다. LG전자는 2D→3D 실시간 변환 기술을 넣지 않을까요? 윤 사장이 지적한 대로 LED 개수를 1200개로 줄였기 때문에 풀LED라고 부를 수 없을까요? 그렇다면 직하가 나을까요, 엣지 방식이 나을까요? 왜 삼성전자는 엣지 방식을, LG전자는 직하 방식을 밀까요?

LG전자, 2D→3D 실시간 변환 기술 넣을 거면서…

LG전자도 2D→3D 실시간 변환 기술을 넣을 것이라고 출시 발표회에서 밝힌 바 있습니다. 해당 기술을 가진 국내 모 중소업체와 여러 번 논의를 거친 단계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기술을 깎아내리는 이유는 삼성전자가 이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27일 프로야구 개막전에서도 삼성전자는 이 기능을 활용해 체험 마케팅을 펼치기도 했죠.

LG전자는 이 기술을 넣더라도 삼성전자처럼 마케팅 소구 포인트로는 활용하지 않을 거랍니다. 권 부사장 말대로 3D 콘텐츠를 저급한 수준으로 오인할 수도 있다는 게 부담이랍니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결국 준비가 늦어서 실시간 변환 기술을 삽입하지 못한 게 아니냐고 얘기합니다.

권희원 LG전자 LCD TV 사업부장 부사장은 지난 25일 “경쟁사의 변환 기능은 엄밀히 말하자면 2D→3D가 아니라 2D→2.4D 기술”이라며 “LX9500에는 이 기능이 빠졌지만 추후 발표될 3D TV에는 2D→2.5~2.6D 정도로 개선된 실시간 영상 변환 기능을 삽입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2.4D와 2.5~2.6D의 차이는 얼마나 될까요.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사장이 “실력 없는 이들이나 하는 말”이라는 건 결국 현재 삼성 제품에는 이 기술이 있고, LG전자는 없기 때문에 그랬던 것으로 보입니다. 소니와 도시바가 선보인 3D TV도 이 실시간 변환 기술을 담고 있습니다.

직하 vs 엣지 방식 LED 백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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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을 봅시다. LCD 패널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빛을 비춰주는 백라이트를 후면에 장착합니다. 예전에는 CCFL(냉음극형광램프)이라는 광원을 썼지만 요즘 ‘LED TV’로 불리는 제품에는 말 그대로 LED가 탑재됩니다.

직하 방식은 백라이트 전체에 고르게 LED를 배치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LG전자의 작년 제품에는 3360개의 LED를 박았다고 했습니다. 올해는 1200개로 줄어들었죠. 그 이유는 하나하나의 LED가 낼 수 있는 빛의 세기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개수는 줄어도 전체적인 밝기는 유지할 수가 있습니다.

LED를 백라이트 전체에 고르게 배치하는 것과는 달리 엣지 방식은 상, 하, 좌, 우측에 LED가 들어간 라이트 바(Light Bar)를 장착하는 것입니다. 작년에는 상하에 각각 2개씩, 좌우에 하나씩 해서 6개의 라이트 바가 들어갔는데 올해부터 출시되는 삼성전자 LED TV에는 상하에 각각 2개씩해서 4개가 들어갑니다.

엣지 방식의 장점은 LED 칩이 적게 들어가는 대신 저렴하고 슬림화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디스플레이서치 자료에 따르면 40인치 LCD TV를 기준으로 직하형 LED 백라이트의 원가는 250달러에 달합니다. 반면 엣지 방식(6개 라이트 바)은 151달러로 39% 원가를 절감할 수 있습니다. 올해 제품에 적용되는 4개의 라이트 바를 달면 원가는 105달러로 58%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라이트 바가 6개에서 4개로 줄었다고 휘도가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전체 LED 개수는 줄어들지만 라이트 바 하나에 들어가는 LED 개수는 늘어났고, 빛의 세기 즉 광도 역시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LG전자가 3360개에서 1200개로 LED 개수를 줄였어도 전체적인 밝기는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원가는 보다 더 절감할 수 있겠죠. 그러니까 윤부근 사장이 LG전자 TV를 놓고 “풀LED가 맞냐”고 지적한 것도 100% 맞다고는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측면에 라이트 바를 배치해도 중앙 부위의 휘도가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며 이것이 바로 기술력이라고 말합니다. LED 개수를 줄이면서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동등한 휘도를 달성한 것을 두고 혁신을 이뤘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LG전자가 엣지 방식의 제품을 내놓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해 LG전자도 엣지 방식 LED TV를 내놓았고, 이번 3D TV 제품도 향후 중보급형 제품에 엣지 방식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직하 방식의 경우 영상부분제어기술로 불리는 로컬 디밍에서 유리합니다. 특정 구역의 백라이트를 켜고 끄는 방식으로 보다 나은 화질을 구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언제가 될 지는 전망하기 힘들지만 LED의 대량생산체제가 구축되고 가격이 떨어지면 직하 방식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일부 있긴 합니다.

다만 지금 시점에서 가격대비 효율로 따지면 엣지 방식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LED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에 굳이 출하량을 줄여가며 직하 방식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직하 방식과 엣지 방식의 비율은 1대 9입니다. 2015년이 되어도 2.7대 7.3 비율로 엣지 방식이 대세를 이룰 것이란 전망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전자가 고급형 제품에서 직하 방식을 미는 이유는 ‘고성능’을 강조한다는 전략 외에도 해당 백라이트 기술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백라이트는 LCD 모듈 원가에서 3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입니다.

완제품 제조업체가 백라이트 기술을 가지고 있다면 LCD 패널 업체와의 가격협상에서 주도권을 쥘 수도 있고, 원가도 절감할 수 있다는 게 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삼성전자 역시 TV 완제품을 담당하는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가 패널과 백라이트를 조립하는 모듈 조립 라인을 구축한 바 있죠. 더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제품이라는 것입니다. LG전자 입장에선 LED 가격이 떨어져 직하 방식이 대세가 되는 그 날이 기다려질 수도 있겠습니다.
2010/03/31 16:45 2010/03/31 16:45

3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무너지는 하드웨어 불패(不敗) 신화’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습니다. 하드웨어 성능에만 매달린 삼성과 LG가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 내용입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원조 MP3’ 엠피맨(새한정보시스템이 1998년 3월 최초로 개발)을 거론하며 한국 기업이 시장 변화를 인식하지 못한 채 MP3플레이어의 제품 사양이나 디자인 등 하드웨어 경쟁에만 치중한 나머지 시장에서 뒤쳐졌고, 스마트폰 분야에서도 여전히 하드웨어를 맹신한 것이 경쟁력에서 뒤쳐지는 요소가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연구원은 또 “미디어솔루션센터(MSC)를 1~2년 앞서 만들었으면 좋았을 뻔했다”는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의 말과 “스마트폰 시장이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는 안승권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의 말을 보고서에 인용해 국내 굴지의 두 전자기업이 변화된 시장에 늦게 대처했고, 그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듯 한 뉘앙스를 만들어냈습니다.

연구원은 보고서 말미에 애플이 혁신적인 소프트웨어를 통해 소비자와 교감하면서 시장에서 성공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에게 ①소비자를 규정짓지 말 것 ②소비자를 선도하지 말 것 ③소비자를 틀에 가두려 하지 말 것 ④소비자를 믿고 그들만의 공간을 마련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이 같은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 내용은 전반적으로 동의하나 일부 동의하지 못하는 내용도 있습니다. 일단 애플 아이팟과 아이폰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단순히 그들의 소프트웨어와 소비자와의 교감으로 압축시킨 점은 아쉽습니다.

애플 아이팟과 아이폰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하나로 압축하라면 결국 UX(user experience 사용자 경험)입니다. UX는 하드웨어 사양, 외관 디자인, 유저 인터페이스(UI), 애플리케이션 생태계 환경 등 모든 것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그러나 보고서에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지나치게 강조된 나머지 하드웨어의 중요성은 평가절하가 됐습니다. 하드웨어는 UX를 위해 여전히 중요한 경쟁력입니다. 그 경쟁력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갖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소프트웨어 대응 능력에 대한 아쉬움은 있습니다. 늦었다는 점도 공감합니다. 그러나 보고서에서 이 같은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부연하고 앞으로 나아 갈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면 아쉬움은 남지 않았을 것입니다. 보고서 내용 중에는 애플 제품이 세계 최초가 아니라 모방에서 출발했다는 구절도 있는데, 삼성전자와 LG전자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전자산업의 핵심 경쟁력에 대한 고찰은 보이지 않습니다.

보고서 말미에 소비자를 규정짓지 말라는 등 4가지의 조언은 다소 모호합니다. 애플을 성공 사례로 들었지만 사실은 애플 같은 성공한 기업이 이끄는 대로 소비자는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혁신적인 UX로 소비자를 선도하는 것도 애플이고, 이를 이용해 소비자를 틀에 가두는 것도 애플입니다. 똑똑한 소비자가 똑똑한 상품을 고르지만 결국 시장을 선도하는, 똑똑한 제품을 만드는 것은 기업입니다. 시장을 이끄는 데 있어 기업의 힘은 아직도 소비자보다 우위에 있습니다.

혁신적인 UX를 던져주고 선택 폭을 제한한다는 점에서 애플은 사업 방식은 종종 구글과 비교되곤 합니다. 누가 착하고 나쁘냐의 문제는 아니지만, 마치 애플이 모든 것을 소비자를 위해 헌신한다는 뉘앙스로 왜곡되어 있습니다. 구글도 마찬가지지만 애플은 소비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플랫폼을 활용해 수익을 얻기 위해 존재하는 기업입니다.

하드웨어 불패 신화는 깨진 것이 맞습니다. 그렇다고 소프트웨어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른바 UX의 시대입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비롯해 UI, 소프트웨어 생태계 환경 등 사용자의 경험이 중요하게 됐습니다. 어느 한 가지로는 1등을 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할 일이 더 많아진 셈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건투를 기원합니다.

2010/03/03 16:10 2010/03/03 16:10

제목만 보면 뜬금없이 무슨 얘기냐고 반문하는 분들 있을 겁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에어컨 CF 모델 얘기입니다. 오늘(5일) LG전자가 올해 에어컨 사업의 전략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한예슬, 송승헌씨도 CF 광고 모델로 이 자리에 참여했죠.

공교롭게도 삼성전자는 오늘 김연아 선수와 그녀의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를 2010년 에어컨 CF 모델로 발탁했다는 보도자료를 보내왔습니다.

이렇다보니 현장에서 이런 질문이 나왔습니다. “삼성전자는 김연아 선수랑 브라이언 오서 코치를 에어컨 모델로 기용했던데 한예슬, 송승헌씨를 내세운 LG전자는 차별화 전략이 있나?”라고 말이죠.

쉽게 답할 수가 없는 질문입니다. 차별화 전략이 있겠습니까. 그들을 뽑은 것이 전략일테니 말이죠. 올해 LG전자 에어컨 사업본부 한국지역본부장을 새롭게 맡게 된 박경준 전무는 이 질문에 “김연아 선수보다 한예슬과 송승헌씨가 소비자에게 친밀도와 신뢰도가 더 높다”고 답을 했습니다.

박 전무는 “김연아 선수가 나온 (삼성 에어컨의)광고는 광고 그 자체로는 반응이 좋았다”고 평가하며 “그러나 구매력이 있는 30~40대의 소비층에 한예슬과 송승헌씨가 친밀도와 신뢰도 면에서 경쟁력이 더 높다”고 발탁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어 “(김연아 선수가)이번 동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붐을 일으킬 순 있겠지만 그것이 매출과 시장점유율과 연결될 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며 다소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듣기에 따라서는 김연아 선수의 안티 발언으로 해석될 수도 있겠더군요. 공개 석상에서 적절한 발언은 아닌 것으로 생각됩니다.

LG전자도 난처하고 삼성전자가 듣기에도 그리 좋은 말은 아니고. 공개 석상에서 그리 적절한 발언은 아닌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별도 코멘트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박 전무의 평가와는 달리 삼성전자는 김연아 선수의 덕을 톡톡히 봤다는 분석입니다. 2009년 연초에 김연아 선수를 내세운 삼성전자 에어컨은 해당 기간 매주 예약판매량이 전년대비 1.5배 가량 증가했으며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직후인 4월에는 ‘김연아 스페셜에디션 에어컨’의 주말 판매량이 2.5배 이상 성장한 것이 그 증거입니다.

일반 소비자용 에어컨은 LG전자가 강한 면모를 드러내고 있는 사업입니다. LG전자는 지난 1968년 국내 최초로 가정용 에어컨을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습니다만 삼성전자의 추격이 만만치 않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국내 에어컨 시장의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삼성전자가 44~45%, LG전자가 52~53%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 LG전자의 발표에 이어 삼성전자도 다음 주 에어컨 전략에 대한 발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10/01/05 16:07 2010/01/05 16:07

“이런 말씀 드리기 뭐하지만 에로 영화가 3D로 나온다고 생각해보세요. 3D TV 산업이 활성화되지 않을 수 없을겁니다.” - 스카이라이프 이몽룡 사장

“이몽룡 대표가 ‘에로’라고 표현했지만 사실은 포르노를 염두에 두고 발언한 것으로 보인다. 3D TV는 일반 TV보다 현장감이 높기 때문에 관련 콘텐츠가 나온다면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을거다.” - LG전자 관계자.

15일 LG전자와 스카이라이프의 3D TV 관련 전략적 제휴 체결식이 있었습니다. TV를 만드는 LG전자와 방송 콘텐츠를 제작하는 스카이라이프가 손잡고 각종 활동으로 상호 윈윈하는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 이번 제휴의 골자입니다.

이 자리에서 이몽룡 사장이 농담 섞인 어투로 에로 영화 얘기를 꺼내더군요. 3D TV와 3D 영상물은 기존 2D보다 현실감과 입체감이 높기 때문에 다양한 에로 영화가 3D로 나올 경우 3D TV 산업이 발전할 것이란 내용입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포르노가 IT 산업에 미친 영향은 작지 않다고 했습니다. 실시간 스트리밍 기술 및 온라인 채팅, 3G 모바일 서비스의 발전의 이면에는 다양한 포르노 콘텐츠(혹은 에로물)가 있었다는 겁니다. 온라인카드결제시스템이 정착하게 된 것도 포르노 사이트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가정용 비디오 시장에서 VHS와 베타맥스 방식의 경쟁에 VHS가 승리한 이유도 포르노 업계가 저렴한 VHS를 골라 타이틀을 제작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죠. 그리고 이 주장은 당시 전후사정을 파악해보면 적잖은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물론, 이몽룡 사장의 이러한 발언을 해석하자면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얘기일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하드웨어가 있어도 보여줄 콘텐츠가 없다면 앙꼬 없는 찐빵이요 팥이 없는 팥빙수일 것입니다.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얘길 하려다보니 자연스레 얘기가 그쪽(?)으로 빠진 걸겁니다.

그에 따르면 3D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는 게 쉽지 않나봅니다. 스카이라이프에 따르면 국내에 3D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중소 프로덕션이 4~5곳에 불과하답니다.

3D를 구현하는 방법은 양쪽 눈의 시차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왼쪽과 오른쪽에 각기 다른 영상을 보여줘서 입체감과 현실감을 높이는 것이죠. TV 방식의 경우 안경을 쓰는 방식, 안경을 쓰지 않는 방식으로 나뉘는데 3D 영상을 제작할 때는 두 개의 렌즈와 센서를 통하는 방식(왼쪽과 오른쪽용 영상 따로 제작)을 이용한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장비는 매우 고가인데다 촬영과 편집 자체가 쉽지 않은 문제로 참여하는 곳이 많지 않답니다. 스카이라이프도 자체적으로 3D 영상물을 제작해보니 입체감이 높지 않아서 4번씩이나 다시 촬영한 공연물도 있었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입니다. 격투기 장면을 3D로 촬영해보니 사람이 튀어나와야 하는데 링 줄이 튀어나온다는 것이죠. 선수가 튀어나와야 하는데 심판이 튀어나온다는 얘깁니다.

아무튼 이러한 어려움을 뚫고 질 높은 3D 영상 콘텐츠가 많이 나온다면 자연스레 TV 산업도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스카이라이프는 내년 50억, 2011년 100억, 2012년 150억원 규모로 총 300억원을 투자해 해외 3D 영상 콘텐츠를 사오거나 자체 제작할 것이라고 합니다.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는 24시간 방송되는 3D 전문 채널 SKY3D의 시험 방송을 개시할 것이라고 하는군요.

3D TV를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소니는 내년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개최되는 월드컵을 3D 영상으로 중계한다고 합니다. 업계 사람들은 이 역시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스포츠 중계는 포르노와 함께 TV 산업을 발전시킨 원동력이었다는 게 이유라는겁니다.

그러나 이런 부작용은 없어야할텐데 말이죠.


2009/12/16 08:11 2009/12/16 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