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관리(SCM, Supply Chain Management)는 수요예측, 자재구매, 생산 및 물류 등 매출과 이익을 내기 위한 기업의 핵심 경영 활동을 포괄적으로 아우르는 개념이다. SCM이라는 범주에 판매 제품의 혁신성까지 포함한다면, SCM 역량이 곧 기업의 경쟁력일 수 있을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포춘 500대, 포브스 2000대 기업 가운데 금융 및 보험 기업을 제외한 연 매출 100억달러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SCM 역량을 수치화하고 순위를 매긴다. 평가 기준은 전문가 의견(외부 전문가 25%+가트너 연구원 25%), 최근 3년간 총자산이익률(25%), 재고회전율(15%), 최근 3년간 매출성장률(10%)이다. AMR리서치가 매년 이러한 조사를 실시했으나 2009년 12월 가트너가 6400만달러에 이 회사를 인수, 자산화한 뒤로는 가트너 이름을 달고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SCM에 관한 기업들의 관심이 뜨거워지자 가트너도 해당 분야의 연구 역량을 강화해 수익성을 높여보겠다는 의도가 보인다.

가트너는 현지시각으로 23일 2013 글로벌 SCM 경쟁력 상위 25개 기업 순위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미국 애플은 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애플은 전문가 의견, 총자산이익률, 재고회전율, 매출 성장률 모든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10점 만점에 가까운 9.51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눈에 띄는 지수는 재고회전율이다. 애플의 재고회전율 지수는 82.7로 25위권 기업들 가운데 맥도날드(147.5)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재고회전율 지수는 상당히 높은 것이다. ‘다이렉트판매모델’을 기치로 내건 델컴퓨터 조차도 재고회전율은 30.7에 그친다. 삼성전자와의 차이도 상당하다. 표 참조.

이러한 조사 결과에 동의할 수 없는 이유는, 전체 평가 점수에서 전문가 의견의 차지 비중이 과도하게 높다는 것이다. 익명의 외부 전문가(150~200명)가 15분(평균) 동안 웹 투표로 진행한 결과를 토대로 기업의 SCM 역량을 평가 했기 때문에 누군가 문제를 제기하면 논란이 생길 소지가 크다. 공정성과 신뢰성를 확보하려면 올해 참여한 외부 전문가 172명, 가트너 연구원 33명이 누구인지, 평가를 할 만한 권위를 가진 사람인지 공개해야 할 것이다.

애플의 높은 재고회전율 지수를 단순히 플러스 점수로 반영하는 평가 로직도 바꿔야 할 것이다. 국내외 부품(디스플레이, 반도체 등) 업체들로부터 터져나오는 불만은 “애플이 과도한 수요 예측치를 제시해 물건을 만들면, 그 만큼을 가져가지 않아 재고로 쌓인다”라는 것이다. 나(갑)의 재고를 남(을)에게 떠넘기는 식이다. 가트너는 이런 애플을 ‘최고의 SCM 역량을 가졌다’고 6년 연속 띄워줬다. 값비싼 가트너 보고서를 구입한 신생, 중소, 중견 기업들은 이러한 애플의 못된 경영 기법(?)을 보고 배울 수도 있을 것이다. 가트너가 건전한 산업 발전을 위해 이러한 보고서를 작성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려면 후방 협력 업체들의 매출, 이익, 재고회전율 등도 조사해 보다 입체적인 방법으로 평가를 해야 한다.
2013/05/29 10:21 2013/05/29 10:21
미국 퀄컴과 대만 미디어텍이 세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서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이유는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AP와 2G 3G 4G 통신칩(베이스밴드, BB)을 하나로 합친 통합칩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칩에 모든 기능이 통합돼 있으면 제품 설계가 보다 용이하다. 따라서 제조업체들은 통합칩을 선호한다. 삼성전자의 독자 모바일AP인 엑시노스 라인업에는 이러한 통합칩이 없다. 현재 삼성전자의 AP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대부분 가져다 쓰고 있는데, 외연 확대를 위해서는 통합칩 개발이 꼭 필요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단행한 정기 조직개편을 통해 시스템LSI 사업부에 M&C(Modem & Connecivity)사업팀을 새로 만들었다. 이 사업팀은 시스템온칩(SoC) 개발실장을 맡았던 황승호 부사장이 이끌게 됐다. 사업팀 이름과 사업팀장의 약력, 그리고 통합칩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최근 시류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도 통합칩 개발에 나설 것이라는 추정을 쉽게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관련 기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LTE 통신칩은 상용화에 성공했고, 영국 CSR의 모바일 부문 인수로 무선랜, 블루투스, GPS 기술 및 특허도 확보해 둔 상태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통합칩을 만들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두 가지 숙제가 있다는 것이 회사 안팎의 시각이다.

우선 통신칩 기술은 시스템LSI 사업부의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을 만드는 무선사업부의 것이다. 시스템LSI 사업부가 AP와 통신칩을 하나로 합친 통합칩을 만들기 위해서는 무선사업부로부터 통신칩 사업을 이관 받아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삼성전자는 사업부별로 철저한 독립채산제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에 시스템LSI 사업부가 통신칩 사업을 이관 받지 않는다면 통합칩 개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무선사업부의 신종균 사장이 이를 순순히 내줄 지는 미지수다. 갤럭시 카메라의 사례에서 보듯 무선사업부는 IT 제품의 ‘통신화’를 꾀하고 있다. 당장 내년부턴 노트북 사업도 무선사업부가 관장한다. 갤럭시 카메라에 통신 기능을 심고 통신사를 통해 판매하듯 노트북도 그러한 방향으로 사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상황이 이런데 무선사업부가 통신칩 사업을 시스템LSI 사업부로 넘겨줄 수 있을까.

풀어야 할 숙제는 또 있다. LTE 통신칩 사업을 이관 받는다고 하더라도 통합칩에 2G, 3G 하위 호환성을 확보하고 이를 해외에 내다팔기 위해서는 퀄컴과의 계약 내용도 뜯어고쳐야 한다. 퀄컴과 삼성전자가 맺은 통신 특허 계약에는 “자사(삼성전자) 제품에 사용하는 이외의 목적으로 퀄컴 특허를 사용한 모뎀칩을 개발하거나 외주 생산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문항이 있기 때문이다.

퀄컴은 대만 미디어텍과의 통신 특허 계약에선 이례적으로 이러한 문항을 없앴다. 대신 미디어텍이 언제, 어디로, 어느 정도의 물량을 공급했는지 등 공급망 정보를 모두 제공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중국 시장에 진출하려 했던 퀄컴이 해당 지역의 복잡한 공급망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미디어텍과 이러한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예컨대 특허를 내주고 영업 정보 같은 것을 통째로 받고 있다는 것이다. 미디어텍은 대부분의 중국 휴대폰 업체를 고객으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는 퀄컴의 통신 특허를 득하고 이를 적용한 제품을 해외에 내다파는 대신 무엇을 내줄 수 있을까.

2012/12/26 09:19 2012/12/26 09:19
조만간 공개되는 아이폰5 초도 물량에 삼성전자 모바일D램과 낸드플래시가 빠졌다는 업계발 소식이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스마트폰 특허 분쟁으로 양사 관계가 악화됐고, 애플이 삼성 부품을 줄일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주장도 곁들여졌다. 이른바 애플의 보복(?)이라는 해석이다.

말하기를 좋아하는 자들의 잡다한 주장과 기록을 살펴보면 이런 보복의 영향으로 삼성전자 부품 사업은 매출이 줄어들고, 이를 우려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둘러싼 특허 소송에서 백기를 들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많다.

삼성전자가 애플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품을 팔아 번 돈은 연간 매출의 6%에 이르거나 이를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은 삼성전자가 이 수치를 공개하지 않지만 마지막으로 수치를 공개했던 작년 1분기 보고서를 보면 6%에 조금 못 미치는 5.8% 비중을 차지했었다. 삼성전자의 올해 매출액 전망치는 200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200조원에 6%면 12조원이다. 12조원은 적은 돈이 아니다.

전문가 그룹은 시각이 다르다. 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소화하는 물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수익성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그런데 애플이 삼성 부품을 당장 배제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버린 것이 아니라 삼성전자가 애플을 버렸을 것이라는 추정은 이채롭다. 애플은 부품 가격을 과도하게 깎아 줄 것을 요구했고, 삼성전자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않아 애플로 공급되는 삼성 메모리 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건 맞고, 이는 삼성 의도가 상당 부분 반영된 것”이라며 “이런 가운데 애플이 보복성 조치를 취했다는 해석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강 연구원 말고도 다수의 증권가 연구원들이 이 같은 추정을 내놨다.

애플은 장기(2~5년) 부품 공급 계약을 맺기 때문에 아무 이유 없이 계약을 파기할 수 없다는 지적도 이 같은 추정들의 논리를 뒷받침한다.

이와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은 작년 10월 19일 기자들과 만나 “(2012년 애플 부품 공급건은) 얘기를 다 끝냈고 2013~2014년에 또 어떤 좋은 부품을 공급할지 (팀 쿡 CEO)와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스티브 잡스 추모식에 참석한 뒤 팀 쿡 애플 CEO와 만났었다.


보도의 사실 관계는 논외로 치더라도, 애플이 삼성의 ‘부품 역풍’에 당할 수 있다는 관측은 꾸준하게 나왔었다.

영국 IT전문펀드인 폴리캐피털의 벤 로고프 매니저는 “애플은 안정적으로 부품을 공급해줄 수 있는 협력사가 필요하다”며 “삼성과 관계가 틀어지면 다른 협력사를 찾아야 하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투자은행 파이퍼 재프리의 진 문스터 연구원도 “삼성은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부품 가운데 약 40%를 책임지고 있다”며 “이 부품들을 계속 공급받아야 하는 애플은 특허 소송이 회사에 어떤 타격을 미칠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정작 애플의 숨통을 쥐고 있는 건 삼성전자라는 분석도 있다.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시리즈에 탑재되는 ARM 기반 A 시리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파운드리(위탁생산) 서비스해 주고 있다. 메모리는 대안이 있지만 AP는 대안이 없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AP 생산의 대안으로 지목되는) TSMC 등은 애플 물량을 소화해낼 만한 여력이 없다”며 “애플이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특허 관련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지만, 부품 레벨에선 여전히 협력을 이어나가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팀 쿡 애플 CEO는 작년 실적발표회에서 특허 소송에 대해 “삼성 스마트폰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고 느꼈다”고 말하는 가운데에서도 “애플은 삼성의 최대 고객이고 삼성은 매우 가치 있는 부품 공급업체로 강한 관계가 계속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한 바 있다.
2012/09/07 16:12 2012/09/07 16:12
애플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이 자사 제품을 모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북부 캘리포니아 지방 법원에 현지시각으로 15일 소장이 접수됐고 19일 외신을 타고 국내 언론에도 이 같은 사실이 보도되고 있다. 소장 접수 사실을 통보받은 삼성전자는 맞소송이라는 강력 대응 카드를 꺼내들었다.

온갖 조롱을 참아냈던 삼성전자의 이 같은 강력 대응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삼성전자가 LG전자 마냥 애플을 깔 수 없는 이유는 분명했다. 지난해 6조1600억원치의 반도체와 LCD를 애플이 구매해갔다. 남는 것 없는 장사라도 이 정도의 매출 볼륨이라면 이리저리 생각해봐도 참고 또 참아야 한다. TV는 기술도 판매도 삼성전자가 1등이지만 스마트폰은 상황이 다르다. 끓어오르는 화를 식히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슬금슬금 부품을 팔아 이익을 챙기고 완제품 경쟁력을 키워야 했던 삼성전자였다.

그러나 애플이 이런 식으로 나오면 맞소송 외 삼성전자가 꺼내들 수 있는 카드는 마땅치가 않다. 나는 인정해도 대외적으로는 인정하기 싫은 것들이 있다. 조롱은 참아주지만 법적 공방으로 비화되면 삼성전자는 맞소송으로 방어할 수 밖에 없고 더 이상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기도 힘들어진다.

사업부 독립채산제라 하더라도 삼성전자는 삼성전자다. 구매와 마케팅 채널이 다르지만 역시 하나의 애플이다. 갑을 관계에 있어 을이 갑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부품 공급에 관한 애플의 속내가 일부 드러났는데 삼성전자와 거래가 완전히 끊어지면 애플도 부품 공급에 차질이 생겨 단기적으로는 큰 손해를 입는다.

완전한 갑도, 완전한 을도 아닌 것이 지금의 삼성전자와 애플의 관계다. 공생하고 경쟁하는 재미있는 관계다. 서로 눈치를 볼 수 밖에 사이인데 결정적으로 삼성전자는 애플을 알고 애플은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는 삼성전자의 속내를 알 수가 없다.

대만 혼하이가 TV를 위탁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이미 갖췄고, 콘텐츠 유통 체계를 확립한 애플이 왜 LCD TV는 만들지 않을까 궁금했던 적이 있다. 삼성전자와의 관계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삼성전자도 HP와 델을 의식해 북미 지역에서 PC를 제대로 팔 수 없었던 과거 사례가 있다. 득보다 실이 크면 삼성전자도 수세에서 공세로 자세를 바꿀 수 있다. 오라클도 자사 서버 팔겠다고 HP를 겨냥해 DB 지원을 중단하지 않았나.

애플이 삼성전자에 소송을 제기한 이유는 안드로이드 진영에 견제구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이고 다음 주 출시될 갤럭시S 2를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CEO 거취 문제가 불거지면서 당초 그려놨던 로드맵보다 빨리 빅 스크린으로 가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면 삼성전자를 싸움판으로 끌어들여 속내를 확인해야 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삼성과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부품 공급망을 구축하기란 애플 입장에서도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안드로이드 진영과의 싸움에서 애플의 하드웨어 경쟁력 저하라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완제품 사업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는 삼성전자 내부에는 내심 애플의 이 같은 도발 행위를 기다렸던 이들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2011/04/20 08:52 2011/04/20 08:52

소프트 파워의 아이폰 출현 이후 하드웨어는 왠지 찬밥이 되는 분위기다. 역시 새로운 아이폰이 출시되고 삼성의 갤럭시S가 출시되니 하드웨어 사양 경쟁은 무의미하다는 얘기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첫 출시된 아이폰과 지금 멀티태스킹이 되는 아이폰의 차이는 하드웨어 사양이다. 멀티태스킹이 되고 안되고는 경험 면에서 차이가 크다. 처음에는 사양이 모자랐고 지금은 그것을 충족해서 멀티태스킹을 푼 것 뿐이다.

첫 아이폰이 나왔을 때 모바일 프로세서의 성능이 지금과 같았으면 개발자들의 활동 폭이 넓어졌을 것이다. 애플 앱스토어는 더욱 기발한 애플리케이션으로 넘쳐났을 것이다.

소프트웨어든 하드웨어든 혁신은 사용자 경험에서 나온다. 하드웨어가 받쳐줘야 소프트웨어로 혁신이 가능하다. 첫 아이폰이 나왔을 때 멀티태스킹을 가능하게 했다면 지금의 아이폰은 없었을 것이다. 소프트 경쟁력이 뛰어나도 밥그릇에 국을 한가득 담으면 차고 넘칠 뿐이다. 그런 점에서 애플은 버릴 건 버릴 줄 아는 기업이다.

2010/06/08 12:51 2010/06/08 12:51
넷북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현상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노트북 시장에 넷북이라는 분류가 생긴 것이 2008년이니까 지난해 100%, 200% 성장은 그저 숫자 놀음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건스탠리의 연구원은 넷북의 성장세 둔화가 아이패드 공개에 따른 것이라고 했지만 이는 섣부른 억측이다. 적어도 2분기 결과가 나온 이후 분석을 내놨어야 했고 잠식이라는 단어를 쓰려면 넷북 출하량이 마이너스로 돌아섰어야 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넷북의 성장세는 둔화됐지만 지난 1분기도 넷북이 전체 노트북 출하량의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의 아수스와 에이서가 넷북 판매로 수량 기준 점유율이 껑충 뛰어올랐다. 유럽 지역을 주 무대로 삼는 삼성전자의 PC 점유율도 늘어났을 것이다.

새로운 분류의 제품이 짧은 시간에 이 처럼 성장했던 사례가 지금까지 있었을까 싶다. 평균판매단가를 낮추는 요인이 됐고, 일반 노트북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극심한 경기 불황에 일정한 볼륨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넷북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야 한다. 시장 측면에서 보자면, 최근 2년간 인텔의 최고 혁신 제품은 넷북에 탑재되는 아톰이다.
2010/05/26 10:33 2010/05/26 10:33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차원에서 보자면 적절한 보도였다. 청와대가 이 같은 우려 때문에 스마트폰 지급을 백지화했다는 새로운 팩트를 기반으로 작성했기 때문에 특히 그렇다.

다만 옴니아2인줄 알면서도 아이폰이라고 쓴 건지, 스마트폰하면 아이폰이 떠올라서 아이폰으로 쓴 건지, 아니면 전해준 이가 아이폰이라고 해서 아이폰이라고 쓴 건지는 당사자만 알 뿐이다. 의외로 단순한 문제였을 수도 있다.

아이폰(지네들만 쓰는 OS), 옴니아2(범용 OS), 스마트폰(카테고리)이라는 단어는 단어 그 자체로만 보면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내면을 들춰보면 대단히 큰 차이가 있다. 이해당사자에게는 타격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애플코리아가 "그것은 아이폰이 아니라 옴니아2"라고 적극적으로 해명한 건 코미디다.  

2010/05/20 20:19 2010/05/20 20:19
모사의 모 안드로이드폰을 일주일 이상 써보니, 좋긴 한데 배터리가 너무 빨리 닳는다. 이건 기존 WM이나 아이폰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이상이다. 분명 문제가 있다. 백그라운드로 작동하는(메일 엑세스와 구글 캘런더와의 싱크 등) 애플리케이션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적절하게 제어하려면 별도의 어플을 또 깔아야 한다. 이런 어플이 마켓에서 괜히 인기가 있는 게 아니었다. 안드로이드폰이 시중에 널리 깔리면 조루 배터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다. 그렇기에 안드로이드폰이 대중폰으로 자리를 잡으려면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단한 애플이고 아이폰이다.
2010/05/20 19:40 2010/05/20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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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저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텔 초저전력 아톰 플랫폼 발표회에 다녀왔습니다. 당연히 업무용 노트북을 들고 갔었지요. 대부분의 현지 기자들도 노트북으로 발표 내용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노트북 대신 아이패드를 활용하는 이들도 다수 보였습니다. 이들은 아이패드로 문자를 입력하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어보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아이패드가 넷북을 대체하지 못할 가장 큰 이유로 입력의 불편함을 들고 있었지만 이날 제가 본 광경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실험을 해봤습니다. 애국가 1절부터 3절까지를 직접 입력해봤습니다. 실험용 넷북으로는 삼성전자의 N145를 활용했고, 현재 한글 입력을 지원하지 않는 아이패드에서 한글을 쓰기 위해 3.99달러에 판매되는 코리안 키보드 앱을 구매했습니다.

먼저 넷북. 10인치형의 화면 크기를 가진 삼성전자 N145로 애국가 1절부터 3절까지 입력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34초입니다. 아이패드는 1분 58초가 걸렸습니다.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지요. 아래 동영상을 보시죠.

아이패드로 글자를 입력해보니 이랬습니다. 손가락을 놓는 기준점이 없기 때문에 항상 화면을 보면서 문자를 입력해야 했습니다. 역시 기준점이 없는 관계로 집게(검지)손가락만을 이용하는 이른바 ‘독수리 타법’을 자연스레 활용하게 됐습니다.

키 피치, 그러니까 키와 키 사이가 벌어진 간격은 18~19mm로 넷북이나 아이패드(가상 키보드)가 비슷했지만 차이는 적지 않았습니다. 물론 키보드가 없는 아이패드가 일반 노트북과 비교해 입력이 불편하다는 건 너무도 뻔하고 당연한 얘기입니다. 그러나 실험을 해보니 입력을 하려고 마음먹는다면 못할 것도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넷북을 무거운 업무용이 아닌 가벼운 웹서핑용으로 활용하는 이들이라면 아이패드에 관심이 갈 수도 있겠습니다. 커피숍에 앉아서, 침대 위에 엎드려서 웹서핑을 하는 데에는 넷북보단 아이패드가 더 간편합니다.

그러나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이 넷북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결론은 조금 더 기다려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웹서핑만을 위해서 넷북을 구입하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대만한국의 경우 아이패드로 인터넷의 100%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닙니다.

2010/05/10 14:06 2010/05/1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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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태블릿 아이패드가 그야말로 장안의 화제입니다. 이런 가운데 구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탑재한 태블릿이 대항마로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바로 ‘위패드’(WePad). 독일 IT업체 네오포니가 13일(현지시각) 선보인 화면크기 11.6인치형의 태블릿입니다.

위패드라는 이름은 다분히 애플의 아이패드를 염두에 둔 작명법으로 보입니다. 나(‘i’PAD)를 위한 태블릿, 우리(‘we’PAD)를 위한 태블릿 쯤으로 해석할 수 있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나와 우리를 구분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없습니다. 태블릿으로 할 수 있는 일이 한정되어 있는데 위패드라고 특별한 게 있지는 않을겁니다.

그러나 산업 측면으로 접근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독불장군 애플이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플랫폼을)통제할 수 있는 아이패드와 달리 위패드는 각 업체간 협력을 통해 개발됐고 열려있는 제품이라는 점을 이 독일 IT 업체는 부각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위패드에는 인텔의 아톰 N450(1.66GHz) 프로세서가 탑재됩니다. 운영체제는 구글이 주도한 오픈소스 기반의 안드로이드OS가 들어갑니다.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아이패드는 독자 개발한 프로세서와 운영체제를 사용합니다.

네오포니는 위패드가 어도비의 플래시와 AIR도 지원한다고 자랑했습니다. 애플은 아이폰을 비롯 아이패드에도 동작 성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며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고 있어 어도비와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애플은 플래시를 활용해 앱을 만드는 통로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애플이 규정하지 않은 API는 사용할 수 없다”는 약관을 새로 집어넣어 어도비로부터 맹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어도비는 새롭게 발표할 크리에이티브 슈트5에서 플래시로 아이폰용 앱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해온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애플이 “그걸로 앱 만들면 등록을 거부할 수 있다”는 내용을 약관을 집어넣으니 어도비는 잔뜩 화가 났을겁니다.

‘어도비 전도사’ 리 브림로우는 이런 애플의 통제에 분노해 며칠 전 개인 블로그에 “앞으로 애플 제품을 구입하는 데 1센트도 쓰지 않을 것”이라며 “애플 꺼져라”는 글을 올리는 등 거칠게 애플을 비판했습니다.

그러니까, ‘위패드’라는 작명에는 이런 상황이 그대로 반영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비판과 조롱을 동시에 섞은겁니다.

통제권을 가진 플랫폼은 확실히 성공 확률이 높습니다. 애플은 모바일을 통해 맥PC로의 확장(개발 부문)을 기대하고 있을겁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 이런 걸 두고 옳고 그른지를 가리는 건 의미 없는 일입니다. 분명한 건 애플의 혁신이 산업 지형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겠죠.

위패드도 구글 측 인증도 받아 안드로이드 마켓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구글은 개방을 앞세웠지만 해상도 등 플랫폼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 애플보다 덜 합니다. 당장 위패드의 해상도가 1366×768인데 앞으로 나올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이 모두 이 해상도와 하드웨어 스펙을 지원하게 될 지는 미지수입니다. 스펙이 다르다면 윈도 모바일처럼 개발자들이 제작기 다른 환경에 맞춰야 하는 문제가 일어날 수 있겠죠. 구글이 이 문제를 어떻게 풀 지도 관심이 갑니다.

아무튼 위패드는 이외에도 2개의 USB 포트, 6시간 사용 가능한 배터리(인텔 칩 채용 탓이겠지만, 성능은 높을 듯), 메모리 카드 리더, 주변 조명 센서, 가속 센서, 스테레오 스피커를 갖추고 있습니다. 확장성만 보자면 아이패드보다 낫습니다.

이달 27일부터 독일에서 예악판매가 진행됩니다. 출시 시기는 7월입니다. 16GB 플래시 메모리와 무선랜, 블루투스, 130만화소 카메라 등을 갖춘 기본 모델의 가격은 449유로이며 여기에 3G 통신 기능과 GPS가 추가된 제품은 569유로입니다. 전 세계 출시는 8월 중으로 계획되어 있다고 합니다. 아이패드를 비롯해 HP의 태블릿 슬레이트와 경쟁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0/04/13 14:59 2010/04/13 14: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