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어'에 해당되는 글 2

  1. 2010/02/28 삼성전자 TV 앱스토어 운영 의미는 (2)
  2. 2010/02/10 이통사 앱스토어 경쟁력 있나 (1)

스마트폰을 비롯한 IT 상품의 경쟁력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가 됐습니다. 너도나도 앱스토어를 만들어 개발자를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넓게 보면 플랫폼 경쟁 시대입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플랫폼 헤게모니를 쥐는 쪽이 경쟁 우위를 지켜나가는 시대가 됐습니다.

삼성전자가 TV에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TV용 앱스토어를 운영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습니다. 오는 3월 9일에는 국내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합니다. 1억원 상당의 상금을 걸고 공모전도 연다고 합니다.

TV는 휴대폰, 반도체, LCD와 더불어 삼성전자 이익의 4분의 1 이상을 책임지는 주요 사업입니다. 휴대폰(스마트폰) 부문은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이 늦어 고전하고 있지만 TV만큼은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이유는 있을 것입니다. 언제 애플이 TV 시장으로 진입할 지 모를 일이기 때문입니다. 애플 아이팟과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홍하이는 최근 소니의 LCD TV 생산라인을 매입했죠.

애플은 LCD 패널 제조업체와의 관계가 있어 부품 수급에도 큰 문제가 없고 홍하이와 같이 전자제품 제조 서비스를 제공하는 EMS(Electronic Manufacturing System) 기업의 LCD TV 생산 역량도 높아지고 있어 생산에 대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아이튠스라는 디지털 콘텐츠 유통망을 가진 애플이 TV 사업에 뛰어든다면 기존 TV 시장의 강자에게 위협이 될 수 밖에 없을겁니다. 그러니까 이러한 잠재 위협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물론, 삼성이 TV용 앱스토어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애플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동일한 콘텐츠를 PC, 모바일, TV로 보여주는 3스크린 전략, 삼성전자의 경우 당장 PC는 안되더라도 ‘바다’ 운영체제가 설치되는 스마트폰과 TV를 하나로 묶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LED 백라이트 TV를 비롯해 3D 등 TV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경쟁력은 최고 수준입니다. 따라서 TV 앱스토어 운영은 제조라는 핵심경쟁력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여러 사업 부문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프린터 사업 부문에서 이뤄지고 있는 클라우드 전략이 바로 그것입니다.

스마트폰과 달리 TV용 앱스토어는 일부 긍정적인 면이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1위의 지위를 가진 TV 제조업체입니다. 한 해 삼성전자가 밀어내는 TV는 전체 시장의 20% 내외 규모입니다. 삼성전자의 올해 평판 TV 판매 목표는 4900만대라고 합니다. 4900만명이 애플리케이션을 잠재 고객이 된다면 개발자 입장에서도 구미가 당기는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TV 앱스토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발자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당장 언제 어떤 TV 제품에 앱스토어가 적용될 지, 올해 얼마만큼을 판매할 것인지 등을 조목조목 개발자에게 알려야 할 것입니다. 삼성전자 TV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을 때 얼마를 벌 수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려야 개발자들이 참여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2010/02/28 15:00 2010/02/28 15:00

KT 쇼 옴니아를 사용하는 주변 지인은 최근 화가 났습니다. SK텔레콤 T옴니아에서 돌아가는 응용 프로그램이 쇼 옴니아에선 작동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의 T옴니아와 쇼 옴니아는 MS 윈도우 모바일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입니다.

이 지인은 운영체제가 같다면 한쪽에선 작동되는 응용 프로그램이 다른 한쪽에선 작동이 안 될 리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작동이 안 되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T스토어에 올라오는 프로그램은 DRM이 걸립니다. 유료 프로그램의 불법 복제를 막기 위함이죠. 그러니까 다른 이동통신사의 단말기에서는 T스토어에 올라온 프로그램이 작동되지 않는 것입니다. 일단 접속조차 안 되기 때문에 파일을 받지도 못합니다. 이 지인은 삼성전자 홈페이지에 올라온 T옴니아용 게임을 받았더니 쇼 옴니아에선 작동이 안됐다고 했습니다.

DRM을 거는 것은 KT도 마찬가지입니다. T옴니아 사용자가 KT 쇼 스토어를 사용할 수 없을 뿐더러 거기 올라온 프로그램은 설치가 되지 않습니다. 하드웨어 사양이 다소 다르더라도 같은 운영체제를 쓰는 스마트폰을 놓고 국내 이동통신사끼리 벽일 친 셈입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앱스토어 그 자체가 이동통신사의 경쟁력이라는 것이죠. 돈을 써서 자사 앱스토어를 광고하고 개발자를 모으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라는 겁니다. SK텔레콤 홍보팀 김대웅 매니저는 “앱스토어에 보다 풍부한 콘텐츠를 갖추고 있다면 그것이 바로 사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T스토어를 쓰고 싶다면 쇼 옴니아가 아닌 T옴니아를 구입하라는 얘기입니다. KT도 마찬가지구요. SK텔레콤이나 KT의 논리가 일견 타당한 면이 있습니다. DRM을 다 풀라는 얘기는 이동통신사 입장에선 말도 안 되는 주장일 것입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선 불편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사실입니다.

시장 확대 측면에서도 좋은 영향을 주진 못할 것입니다. 단말기 유통이라는 헤게모니는 이동통신사가 쥐고 있지만 다가오는(벌써 왔다고 믿는)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의 시대에도 주도권을 쥐기 힘들 것이라는 부정적 의견이 많습니다.

구글(안드로이드)과 MS(윈도 모바일) 등 운영체제 플랫폼 사업자들은 이미 콘텐츠 유통 생태계를 구축해놨습니다. SK텔레콤이나 KT는 이들과 경쟁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자사 가입자로 한정된 좁은 영역에서 경쟁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까요.

T스토어를 쇼 옴니아에, 쇼 스토어를 T옴니아에 작동되도록 개방하면 되지 않느냐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서로 원치 않는 일일 것입니다. 남에 집 안방에 가판을 차리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니까요. 어쩌면 이동통신사는 앞으로 시장을 지배하는 완벽한 콘텐츠 유통 헤게모니를 쥐기에는 힘든 위치에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2010/02/10 14:03 2010/02/10 1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