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비롯한 IT 상품의 경쟁력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가 됐습니다. 너도나도 앱스토어를 만들어 개발자를 끌어 모으고 있습니다. 넓게 보면 플랫폼 경쟁 시대입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플랫폼 헤게모니를 쥐는 쪽이 경쟁 우위를 지켜나가는 시대가 됐습니다.

삼성전자가 TV에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TV용 앱스토어를 운영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습니다. 오는 3월 9일에는 국내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합니다. 1억원 상당의 상금을 걸고 공모전도 연다고 합니다.

TV는 휴대폰, 반도체, LCD와 더불어 삼성전자 이익의 4분의 1 이상을 책임지는 주요 사업입니다. 휴대폰(스마트폰) 부문은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이 늦어 고전하고 있지만 TV만큼은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이유는 있을 것입니다. 언제 애플이 TV 시장으로 진입할 지 모를 일이기 때문입니다. 애플 아이팟과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홍하이는 최근 소니의 LCD TV 생산라인을 매입했죠.

애플은 LCD 패널 제조업체와의 관계가 있어 부품 수급에도 큰 문제가 없고 홍하이와 같이 전자제품 제조 서비스를 제공하는 EMS(Electronic Manufacturing System) 기업의 LCD TV 생산 역량도 높아지고 있어 생산에 대한 문제는 없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생태계와 아이튠스라는 디지털 콘텐츠 유통망을 가진 애플이 TV 사업에 뛰어든다면 기존 TV 시장의 강자에게 위협이 될 수 밖에 없을겁니다. 그러니까 이러한 잠재 위협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물론, 삼성이 TV용 앱스토어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애플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동일한 콘텐츠를 PC, 모바일, TV로 보여주는 3스크린 전략, 삼성전자의 경우 당장 PC는 안되더라도 ‘바다’ 운영체제가 설치되는 스마트폰과 TV를 하나로 묶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LED 백라이트 TV를 비롯해 3D 등 TV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경쟁력은 최고 수준입니다. 따라서 TV 앱스토어 운영은 제조라는 핵심경쟁력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여러 사업 부문에서 이러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프린터 사업 부문에서 이뤄지고 있는 클라우드 전략이 바로 그것입니다.

스마트폰과 달리 TV용 앱스토어는 일부 긍정적인 면이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1위의 지위를 가진 TV 제조업체입니다. 한 해 삼성전자가 밀어내는 TV는 전체 시장의 20% 내외 규모입니다. 삼성전자의 올해 평판 TV 판매 목표는 4900만대라고 합니다. 4900만명이 애플리케이션을 잠재 고객이 된다면 개발자 입장에서도 구미가 당기는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TV 앱스토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발자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당장 언제 어떤 TV 제품에 앱스토어가 적용될 지, 올해 얼마만큼을 판매할 것인지 등을 조목조목 개발자에게 알려야 할 것입니다. 삼성전자 TV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을 때 얼마를 벌 수 있는지를 정확하게 알려야 개발자들이 참여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2010/02/28 15:00 2010/02/28 15:00

삼성전자 LED TV

LED TV. 정확하게 말하면 LED를 백라이트로 사용하는 LCD TV가 요즘 전자가전 업계의 화두다. 업계에선 내년 LED TV의 판매 규모가 삼성과 LG의 TV 부문 실적을 좌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CFL을 광원으로 사용하는 일반 LCD TV는 이미 충분한 가격 하락이 이뤄졌기(이뤄지고 있고)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경기 침체 때문에 30인치대에서 40인치대로 세대교체를 이루지 못했다. 

그러니까, 프리미엄급 제품인 LED TV는 수익성 면에서 일반 LCD TV보다 중요하다. 

업계에선 내년 LED TV가 전체 LCD TV 판매량 가운데 20%가 넘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 전체 LCD TV의 시장 규모는 올해 1억4900만대, 내년이 1억6500만대로 예상되고 있으니 내년 대략 3300만대 정도를 보고 있는 듯 하다. 

물론 시장조사기관은 LED 칩의 수급 문제 등을 따져 11%(약 1800만대) 정도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어찌됐건 이 시장을 리딩하는 업체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까지 LED TV 시장에서 91%의 점유율로 독주 체제를 구축하고 있었다. 10대 중 9대가 삼성전자 제품이란 얘기다. 

말이 안되는 숫자로 보일 수 있으나 삼성전자가 먼저 개발해 치고 나갔으니 이룰 수 있는 점유율이다. 똑같이 출발해서 경쟁을 잘했다기 보다는 선점 효과가 컸다는 뜻이다. 

그러나 LG전자를 비롯해 소니 등 일본 업체들이 하반기 LED TV를 대거 출시할 예정이니 점유율을 다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선점 효과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듯 하다. 

사실 LED TV의 원조는 일본 소니다. 소니는 지난 2004년 11월 LED를 백라이트로 사용한 46인치형 LCD TV 퀄리아를 선보인 바 있다.

가장 먼저 내놓은 곳은 소니인데, LED TV 시장에서 소니는 후발 주자로 인식되고 있다. 선점 효과는 커녕 소니가 최초의 LED TV를 내놨는 지 모르는 사람이 더 많다. 

소니 퀄리아


퀄리아는 소니가 지난 2003년 '가전 명품'을 지향하며 내건 브랜드다. 맞춤형 수제 가방과 비슷하다. 돈 많은 프리미엄 고객을 상대로 그들 입맛에 맞는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전략이었다. 

2004년 당시 LED를 백라이트로 사용한 46인치형 퀄리아 TV의 가격은 우리돈 1000만원이 넘었었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 이러한 브랜드 전략은 철저하게 실패했다. 이데이 노부유키 소니 전 회장이 단지 이 브랜드 하나만으로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하나의 사례를 보면 당시 전후로 소니의 경영 악화가 어디에서 어떻게 왔는 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퀄리아 브랜드는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이 새롭게 취임하면서 없어졌다. 

최근 삼성전자가 LED TV로 TV 부문에서 높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며 소니 측 엔지니어는 꽤나 배가 아팠을 듯 싶다. 

TV 사업의 경우 뒤로 쳐진 소니가 삼성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는 누구나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한다. 

우선 소니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소니는 세계 각 지역에서 TV 개발과 설계, 생산을 각각 담당한다. 패널도 경쟁사로부터 받아쓰는 구조다. TV가 안팔리는 것도 문제지만 팔려도 큰 이익을 남길 수가 없다.

특히 과거에는 소니가 부품 공급사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됐다. 소니 상품을 확실히 차별화 되어 있었고 잘 팔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는 부품 공급사들이 소니보단 삼성이나 LG에 신경을 더 쓰게 된다. 

예를 들어 2개의 물건이 있으면 삼성과 LG를 먼저 주지, 소니를 주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야소 나카네 도이치 증권 이사는 이런 점을 들어 "소니가 최근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고 있지만 어떤 식으로 매출을 창출할 것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2009/10/17 23:37 2009/10/17 2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