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니캡님 인터뷰 못다한 얘기
지난주 기업 블로그 전도사로 잘 알려진 쥬니캡님을 만나고 왔다. 관련 기사는 이곳을 참조한다. 기사에서 다루지 못했던 않았던 내용을 블로그에 쏟아본다. 사진은, 삼겹살 먹으면서 한 장 찍었는데 이거 정말 잘 나온 것 같다.
Q. 블로그 언제부터 했나.
A. 2007년 1월부터 했다. 1년 6개월 조금 넘게 한거다. 그 전에 네이버랑 이글루스에서도 했는데 그건 시험 삼아 조금씩 했다. 나는 개인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다.
Q. 에델만의 기업 블로그 비즈니스는 뭔가?
A. 기업에 계신 분들을 트레이닝 시켜 블로거로 만드는 거다. 보통 입소문 마케팅 회사들은 콘텐츠를 만들어주거나 제 3자가 콘텐츠를 만들도록 대행한다. 물론 우리도 그러한 비즈니스를 하고 있긴 한데 많이 하진 않는다.
우리 비즈니스는 트레이닝 비즈니스다. 예전에는 4대 매체를 통해 기업의 이슈화가 진행됐지만 요즘은 온라인이잖냐. 그거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지, 이슈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런걸 알려준다.
A. 맞다. 그런데 에델만은 기업은 기업만의 소셜 미디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이럴은 효과는 있으나 단기적이다. 프로모션의 성격 그 이상의 것을 넘어서기가 힘들다.
우리는 기업 명성 관리나 이슈 관리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고객과의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렇게 하고 있는 곳이 기아자동차의 기아버즈다. 다른 한 군대도 있다. 그런데 밝히기는 힘들다. 비밀이다.
Q. 잘 되나?
A. 사실 지금 시점에선 많이 팔릴 상품은 아니다. 왜냐면 내부 담당자 바빠 죽겠는데 이거 부담이거든.
Q. 블로그 운영을 아예 대행해주는 곳도 있던데
A. 많다. 근데 그게 기업 입장에선 똑똑한 게 아니다. 블로그 커뮤니케이션은 내부 역량으로 쌓아나가야 한다. 대행사는 계약 끝나면 딱 끝이다. 똑똑한 기업이라면, 예를 들어 델이나 썬이나 MS나 GM은 그걸 할 수 있는 전문가를 키운다.
Q. 기아차는 그런 마인드가 있었나보다
A. 온라인 배너 광고나 마케팅 이런 걸 할 때 보다 비용대비 효과가 있는걸 알더라. 그리고 초창기에 트레이닝 받거나 이런 거는 우리에게 돈 준 게 있으니까 비용이 발생하겠지만 한번 세팅하면 내부 필진만 구성하면 된다. 기아차는 그런 걸 안다.
사내에서 아주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블로그가 좋은 게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사내에서 나를 홍보할 수 있다. 외부 사람들에게 보여 지는 것도 있지만 사내에서 개인을 브랜딩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사내 커뮤니케이션도 되는 거다.
Q. 기업 입장에선 블로그만 하는 사람을 뽑기는 어렵지 않을까
A. 세계적인 흐름이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인텔, GM, 포드 등 별의 별 손꼽히는 글로벌 기업들은 5명 정도씩 소셜미디어 전문가를 채용했다.
Q. 그래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한국에선
A. 위기가 한 번 발생해봐야 한다. ‘델 헬’처럼 한 번 당해보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생각이 생기는 거다. 델은 지금 소셜 미디어 측면에선 최고다.
Q. 트레이닝과 관련된 문의는 많이 오나
A. 관심은 있는데 트레이닝까지 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걸리는 게 많아서다. 에델만 얘기를 들어보니 귀찮은 모델이고 이것들이 싸게 해주지는 않을 것 같고. 우리도 자주 있는 비즈니스도 아닌데 싸게 할 수도 없다.
Q. 기자들 짬밥 없으면 블로그 하기 힘들다
A. 허용하는 문화가 돼야 한다. 나도 처음엔 그런 이슈가 생길까봐 조심했다. 윗분이 내 블로그를 보는 것 같긴 한데 조마조마하더라. 직원들 영상 올리면 너무 자세하게 올리진 말라 그러고 말이야. 그런데 그게 풀어졌던 이유가 뭐냐면, 비즈니스를 따오니까. 기아차 비즈니스 따오니까 풀리더라. 요즘엔 내가 바빠서 잘 못하는 거다.
매체든 기업이든 어디든 그런 걸 수용해주는 문화가 필요하다.
Q. 에델만에서 신입 AE들 블로그 한다면 안 막나
A. 바쁘니까 못하는거겠지. 그래도 내가 신입을 뽑을 때는 블로그를 하는 지 안하는 지 유심히 본다. 블로그를 한다는 건 소셜 미디어가 뭔지 이해를 하는거니까 일단 플러스 점수를 준다. 해봐야 뭘 조심해야 되는지 아는거니까.
Q. 정말 재미있는 유니크한 콘텐츠 만드는 게 힘들다
A. 줄타기를 잘 해야 한다. 적당히 욕하면서 적당히 어루만져줘야 한다. 링블로그 운영자님이 그런 걸 잘 한다. 타고난 분이다. 그 분 블로그는 한 마디로 다이나믹하다. 화두도 잘 던져주고, 이슈에도 잘 동참하고. 사과할 거 있음 빨리 하고 말이지.
나의 경우에는 비즈니스 차원으로 고민하니까 조금 틀린 것 같다.
Q. 요즘 블로그에 대해서 다른 고민은 없나
A. 있다. 블로거들의 윤리 의식에 대해서 한 마디 하고 싶다. 외국에서도 블로그 포스트가 광고성 글이 되는 거에 대해 우려해서 여러 가지 활동이 일어나고 있다. 외국에는 입소문 마케팅 협회가 있어서 거기에 윤리의식에 대한 특별 페이지를 만들어놓고 전파하고 있다.
요즘 보면 블로그 마케팅이나 입소문 마케팅을 많이 하던데, 그게 물론 리뷰를 할 때 제품을 받거나 고료를 받는 건 좋은 일이다. 그러나 사실이 왜곡될 수 있는 여지가 분명 있다고 본다.
협회가 있으면 윤리 규정 같은걸 마련하면 좋겠다. 예를 들어 블로거가 글을 올릴 때 어디에 부탁을 받아서 혹은 어떤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런 걸 한다거나 하는, 그런 게 필요하다. 블로그도 어떻게 보면 미디어인데 독자들에게 신뢰도를 유지하려면 그런 게 필요하지 않나. 그리고 이거 안 밝히면 객관적인 글이 나오기 힘들다.
Q. 그걸로 돈 버는 기업들도 많던데
A. 그러니까 그걸로 돈 버는 걸, 똑똑하게 윤리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글이 편향될 수 밖에 없고 사실이 왜곡되며 걸러내야 할 글이 넘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