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한국판 세빗` 되려면…

한국경제가 최초의 정보통신 전시회를 연 것은 맞을지 모르나 세계적인 IT 전시회를 열어야한다는 정부의 요구 아래 '기득권'을 포기했다는 말은 인정할 수 없다.

무엇이 기득권이란 말인가? 한국의 유명 IT 전시회는 SEK도 있고 한국전자전도 있다. 규모면에서 따지자면 키에코는 한참 아래다. 기득권이라니. 어쩌면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아서 통합을 외쳤을지도 모른다. SEK이나 한국전자전이 머리에 칼맞았다고 합칠까.

업계가 그 동안 유사 전시회에 불만을 느꼈던 것은 반은 맞다. '종합 IT 전시회'가 판을 치지만 중소 업체에게 당장 이렇다 할만한 매출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국내 전시회를 보기 위해 일부러 비행기타고 들어오는 해외 바이어는 많지 않다. 그래서 중소 업체 참여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다. 아마도 참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저것 합쳐서 풀어놓는다고 코딱지만한 대한민국의 전시회가 규모면에서 세빗의 반이나 따라갈까? 10분의 1도 따라가기 힘들 것이다. 세빗 전시장의 면적은 여의도의 70%에 달한다. 통합을 하면 과연?

초점을 잘못 잡았다. 통합으로 덩치를 키우는 것만이 해결 방안은 아니라는 거다. 특히나 한국같은 나라에서는 말이다. 세빗과 나머지 몇몇 대규모 전시회를 빼면 종합 IT 전시회는 이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반면 한 가지 분야에 특화된 전시회가 뜨는 세상이다. 당장 내년 세빗에는 세계 휴대폰 1, 2위 기업인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참여를 하지 않는다. 얼마 전 인도에서 열린 모바일 아시아에 이들 기업이 참여한 것은 이 전시회가 '기득권'을 가지고 있어서가 아니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시회를 '겜블'로 비유한다. 참가 업체 입장에선 돈 놓고 돈 먹는 도박이 바로 전시회다. 그럴려면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 한 가지 분야에 특화된 여러 전시회가 필요한 시점이다.
2006/12/19 23:10 2006/12/19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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