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자로 나온 뉴스 중에 디지털큐브가 자사 신제품 '미니'를 예약 판매한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미니는 DMB 수신 기능을 탑재한 MP3 플레이어(회사 측은 MP3가 아닌, MP4 플레이어라고 강조했습니다만)로 2.4인치 LCD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플래시 UI를 채택했다고 하는군요? 최근 들어 플래시 UI 채택한 제품들 많이 나와서 큰 특징이라고 말할 부분은 아닙니다만

어쨌거나,

요즘 소형 디지털 기기를 출시하면서 '예약판매'를 하는 제조사가 부쩍 늘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예약판매를 일종의 히트상품 등용문으로 생각하고 있더군요. 하긴, 예약판매를 통하면 소비자의 관심도와 초기 제작 수량을 가늠해볼 수 있으니 제조사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엄청난 주문 수량으로 현금을 미리 만져볼 수도 있겠군요. 어차피 중소기업이 대부분이니까 이런 것도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문제는 예약 구매를 했을 때 소비자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극히 적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배송이 늦어져서 애만 태우게 되는 경우가 왕왕 있죠. 특정 업체를 거론하지 않겠습니다만, 최근 그런 일이 있어서 이미지가 많이 떨어졌죠.

몇 달 전에 예약 판매와 관련된 보도자료가 와서 담당자에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아무런 혜택이 없었거든요.

"예약 구매로 소비자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뭐냐?"

답변이 걸작입니다.

"우리 회사 제품을 너무나 사랑하시는~ 소비자 분들이 제품이 동날 경우를 대비해서… 어쩌구어쩌구 희소 가치가 있네 어쩌구저쩌구"

보도자료를 아무리 읽어봐도 소비자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없었습니다. 당시 그 예판 제품은 컬러만 달리해서 나온 것이었는데, 이후로는 생산을 할지 안 할지 모르기 때문에 희소 가치가 있다는 겁니다. 물론 그 제품은 예판 이후로도 계속 팔리고 있죠.

의문점도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예판으로 하루만에 몇 천대를 팔아치웠다는 보도자료도 나오는데, 이건 뭐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저 인용 기사로 쓸 수 밖에 없죠(이건 뭐, 업계 전반적인 문제입니다. 복잡하니 다음에). 그렇게 몇 번 보도되면 모르는 사람들은 "우와 저 제품이 그렇게 좋아?"라고 생각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마케팅 효과 짱~

아무튼 예약판매를 하려면 미리 현금 박아 넣은 소비자에게 눈꼽만큼의 이익이라도 있어야 합니다.

아무런 득도 없는 예약 구매, 하시겠습니까?

앞에서 디지털큐브를 언급했는데, 이 회사를 두고 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얼마 전 실시한 넷포스 관련 예약 판매는 구매자들을 위해 리모컨이나 파우치 같은 선물을 주는 등 신경을 썼더군요. 물론 정식으로 제품이 출시될 때 얼마에 팔릴 지를 지켜 봐야 이익이 있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겠지만 말이지요.

디지털큐브 미니도 얼마에, 어떤 이익을 주는지는 아직 공지가 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그저 몇 일부터 하겠다는 것을 보도자료로 뿌린 것이거든요. 다만 가격이 19만 8,000원 인걸로 봐서는 뭔가를 끼워줘야 혜택이 있다고 할 수 있겠군요. 제품발표회 때 10만 원 후반으로 가격을 책정했으니까요.

지켜보겠습니다.

2006/11/03 01:03 2006/11/03 01:03

트랙백 주소 :: http://powerusr.delighit.net/trackback/175